출국
호치민 공항에서 쓰는 글 🇻🇳
호치민 공항에서 노숙 중이다. 발리행 비행기까지 9시간 대기였던 터라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올까 했지만(셀프 트랜짓), 예약한 호텔이 너무 가까워서 주변에 있는 택시들이 가기를 거부했다. 그랩을 불러도 응답이 없는 택시들. 걸어갈까 했지만 공항 근처라 그런지 인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짐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다, 음료수 한 잔을 사서 국제선 출발 터미널로 다시 돌아왔다. 이미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고 누워있는 이들이 보였다. 나도 자리를 잡고 누웠다. 참 오랜만의 공항 노숙이었다. 한 시간 정도 눈을 부쳤을까. 새벽 세네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내가 탈 항공의 수속 시간도 가까워졌다. 아침으로 쌀국수를 먹고 이제 발리행 비행기를 타는 게이트 앞에서 글을 쓰고 있다. 배터리가 없다고..
인천 공항에서 쓰는 글 🛄
출국하지 못하는 걸까?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고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던 중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귀하는 재검사 대상입니다.’ 어제 받았던 PCR 검사 결과였다. 검색을 조금 해보니 코로나 초기 또는 코로나에 걸렸다가 낫고 있는 시점에 기준치 미만의 코로나 균이 검출되는 경우라 했다. 또는 검사체가 오염되었거나 단순 실수일 수도 있다 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서 근처의 호텔에서 1박을 했다. 내일이면 드디어 출국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해왔는데 양성 판정을 받으면 출국이 불가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되면 환불 불가 조건을 걸고 할인을 받아 구매했던 항공권과 호텔에 쓴 100만원 가량을 잃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이번 출국을 위해 준비했던 모든 시간과 계획이 물거품이 될 터였다. 거의 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