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v 페라리
트랙에는 허무주의가 들어 설 자리가 없다 ⏐ 일상 에세이 ⏐ 4
영화 를 봤다면 이를 보고 허무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걸 터무니없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극히 타당하다. 왜냐하면 영화에는 도무지 허무주의가 끼어들 자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켄 마일스가 레이싱 경기 르망에서 최종적으로 1위가 아닌 2위를 차지할 때, 그리고 경기를 마치고 차를 몰다 폭발로 결국 사망했을 때 일종의 허무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때 허무라 감각되는 감정은 켄의 삶과 선택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를 둘러싼 세계와 우리의 순수한 기대가 어긋남에 따라 겪게 되는 일종의 허탈감이라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허무와 레이싱의 세계 허무라는 건 속력은 있으나 무게나 방향이 없을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이 영화에서 허무주의의 자리를 찾아 보기 어려운 이유는 레이싱의 세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