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매일 세 가지 일을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함께 하는 온라인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100>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인데, 참여자들은 각 프로젝트마다 1만원의 예치금을 지불하고 참여권을 얻는다. 이후, 100일 간의 목표 달성 시 1만원를 다시 돌려 받고, 그렇지 못할 경우 카카오가 이를 실제 기부금으로 활용하게 되는 방식의 프로젝트다.
그렇게 내가 3만원을 내고 가입한 모임은 1. 사진으로 하루를 기록하고, 2. 매일 영어 원서를 필사하고, 3. 개발을 공부하는 모임이다. 시작한지 10일 차에 접어든 오늘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증을 마쳤는데, 이 짧고도 긴 기간 동안 습관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그래서 한 번 만들어진 습관은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습관은 하루 동안 한정된 시간을 특정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분배는 소비와 같이 소모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일종의 의지적인 투자와도 같은 것이 될 수 있을 것인데, 핵심은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무언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나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습관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경험하고 있다. 즉, 습관을 만들려면 시간을 쪼개거나 없는 시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재분배’해야 했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다른 법. 지난 10일 간 습관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을 떠올려보자면, 나는 해야할 모든 일을 끝마친 저녁에서야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일을 몰아서 처리하곤 했다. 즉, 시간을 재분배하지 않고, 시간에 쫓기다 간신히 일들을 해내곤 했다. 그러다 사진만큼은 저녁에 찍기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해가 잘 드는 이른 아침과 낮 시간을 재분배해야 했고, 결국 낮에 커피를 마시고 카트라이더를 하던 시간에 스마트폰 대신 카메라를 손에 쥐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카트라이더를 한 판씩 하지만, 사진도 함께 찍는 습관이 생겼다.
습관 만들기 10일 차. 나는 그동안 꼭 담아두고 싶었던 방 안의 햇살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찍게 되었고, 8년 전 런던에서 샀던 원서의 10% 가량을 드디어 받아 적게 되었고, 작년에 시작했던 100여 개의 강의로 구성된 온라인 개발 강의의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프로젝트 100>에 인증샷이 쌓여가자, 나만의 컬렉션을 모으는 듯 점점 재미도 붙었다.
지난 글에서 <성공하는 프리랜서>에 대해 적고서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실제 나의 삶과의 간극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꾸준함을 통해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겠다 싶다. 물론, 습관의 결과는 내 예상과 다를 수도 있고, 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에 언제 도착할지 모르더라도 어쨌거나 정상에 오르려면, 올바른 방향을 잡고 꾸준히 걸어가야 하는 법이지 않은가. 내가 원하는 일, 또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 매일 꾸준히 걸어 나가다 보면 또 생각보다 일찍 도달점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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