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읽고: 우리는 왜 이 지구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
책/책 읽고 쓰기
여기 지구 밖 한 마을이 있다. 유토피아라 불릴만한 이상적인 공간에는 차별과 배제가 없다. 이곳 사람들은 생에 한 번 '지구'로 순례를 떠난다. 어지럽고, 혼란스럽고, 무엇보다도 다툼과 분쟁이 발생하는 지구로 말이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그러한 지구에서 살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안정과 평화를 버리고, 혼란과 고통을 택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더 나은 인간이 되려는 개조의 욕망 소설의 화자 데이지가 사는 마을은 한 바이오해커 릴리에 의해 만들어졌다. 얼굴에 있는 흉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을 경험하며 자랐던 그녀는 '흠이 없고 완벽한, 개조 인간'을 만드는 해커로 활동했다. 이로써 릴리는 엄청난 부와 명성을 쌓았다. 그렇게 세상에는 '신인류'로 가득한 새로운 구획이 형성되었고, '개조되지 못한 이'들은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