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청 ‹역행자›

    유튜버로 처음 알게 된 자청이 쓴 책 ‹역행자›를 읽었다. 글을 읽으며 자청이란 사람은 메타인지가 뛰어나고 자기 객관화가 잘 된 사람이라고 느꼈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며 실천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분명 성공한다. 책 내용이 엄청나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만 기존의 자기개발 서적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동기 부여를 해준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주장들이 개념화 및 단어화가 잘 되어 욕망을 잘 충족시켜주는 듯. 책 속에 나오는 개념들을 살짝 정리해둔다. 1단계: 무의식의 해체 자신의 생각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 것. 안되는 건 없다. 나도 할 수 있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자신을 잘 관찰할 것. 이후 발견한 사실을 인정하고 변화시킬 포인트로 삼을 것. 2단계: 정체성 만들기 월 1억을 버는 사람이라는 정체..


    커피와 담배를 읽고: 무인도에 혼자 가야 한다면 커피와 담배도 가져갈까?

    우리는 때로 살아가며 중독에 빠진다. 그것이 일상 생활에 미치는 정도에 따라 경증 중독, 중증 중독이라 나뉘는데(참고로 방금 내가 만들어 본 분류다), 폭넓게 보자면 커피나 담배, 술이나 게임 등이 경증 중독에 도박이나 마약 등이 중증 중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독은 사실 중독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닌 듯 하다. 중독에 대한 사회적 판단을 차치하고 본다면, 이러한 선택은 마치 방 안에 닫혀 있던 창문을 여는 행동과 유사해 보인다. 그렇게 잠시나마 환기를 하며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경증 중독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커피와 담배는 나름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며 각성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삶의 활력소 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핀..


    책이 읽고 싶을 때 ⏐일상 에세이 ⏐ 1

    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 난 다음 공백의 시간이 찾아들때면, 책을 읽고 싶다. 오늘처럼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늦은 아침이면 독서만큼 좋은 게 없다. 물론 독서만큼 하고 싶은 것도 없다. 두 뺨에 와닿는 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팔락거리는 책장을 바람결이 넘기도록 내버려두며, 풍경과 텍스트를 번갈아 응시하는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책을 읽을 때면 몸과 마음의 빈 공간이 말과 문장으로 가득 차오른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얼마 뒤 새로운 문이 하나 열린다. 그러니까 여러 책 중에서도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나의 외연과 내연은 한껏 부풀었다가, 또 다른 세상을 향해 새로운 문을 내곤 한다. 그렇게 책을 읽음으로써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읽어내지 않으면 결코 살아있지 못하는..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3> : 예술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

    진중권 를 읽었다. 친구네 집에 갔다가 책을 보고서는, 이 시리즈가 3권까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2권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나 3권도 한 번 읽어야지 하다가, 도서관에 책을 빌려온지 2주만에 읽었다. 책을 읽고 난 소감은 1,2권이 더 좋다는건데, 그건 아마도 3권은 그림보다도 철학 자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거 같다. 는 근대에서 탈근대, 현대로 넘어가는 작품과 사상을 다룬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샤피로와 하이데거 그리고 데리다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책 리뷰보다는 흥미로웠던 부분을 조금 정리하는 수준에서 포스팅을 해보려 한다. 예술의 진리를 '존재자의 재현'에서 찾은 샤피로와 달리 하이데거는 '존재의 개시'로서의 진리를 말한다는 점에서 탈근대적이다. 하지만 샤피로와 같이 작품의..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 인상 깊은 문단과 짧은 생각들

    1 개인의 자유, 하면 흔히 책임을 떠올리지만 이는 시스템이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방식 일 뿐, 실은 자유와 가장 가까운 단어는 불안이다. 그런데 왜 자유하면, 자꾸만 책임을 이야기 할까. 그건, 이 시대가 성과지향 시대이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모든 것이 실패로 여겨지는 시스템은 권력을 따라 그 책임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며, 이는 한편으로 자유로웠다 할 수 있는 개인의 선택을 자책하는 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내가 나의 자유로운 뜻을 따라 무언가를 자유롭게 택했을 때, 성과를 낼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와 같은 말은 보통 실패했다면?이 된다) 하는 압박과 함께 책임이란 단어가 슬며시 등장하는 것이다. 자유를 이야기 할 때 책임은,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기 보다는 자유의 결과를..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 말에 관한 이야기

    소설 에 나오는 '나'는 어느 부잣집에서 자란 것 같은 인물로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대책없이 살아가는 '나'는 막무가내인 성격이어서, 뭐든 내키는대로 마음을 따라서 행동한다. 그는 어딘가 사회에 부적응하는 자 같지만,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회가 나와 다를 뿐이다. 가령, 그는 자신을 돌봐주던 할머니 기요에게 편지를 쓰는데, 이런식이다. '어제 도착했다. 별볼일 없는 동네다. 다다미 열다섯 장이 깔린 방에 누워 있다. 여관집 종업원에게 덧돈으로 5엔을 주었다. 오늘 주인 마누라가 책상에 이마가 닿도록 절을 했다. 어제는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기요가 에치고의 갈엿을 껍질까지 먹는 꿈을 꾸었다. 내년 여름에는 돌아갈 것이다. 오늘 학교에 가서 선생들에게 별명을 붙여주었다. 교장은 너..


    정이현 <서랍 속의 집> : 한 겹 더 질긴 끈으로 삶과 엮여

    한참을 책장 앞에서 서성거리다 꺼내든 건 꽤나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꽂혀있던 이었다. 나는 문학상 소설집을 자주 사는데, 최신 수상집을 사기보다는 책을 사러 중고 책방에 갔다가 발견하는 것들을 집어 오곤 한다. 정확히 어떤 책을 사다가 함께 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책도 분명 다른 책을 사다가 함께 딸려온 것이었다. 김금희 을 포함해 앞에 몇 편은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났고, 수상집의 제일 뒷편에 실린, 엄밀히 따지자면 이번 수상작은 아니고 지난번에 수상한 작가들의 최근 단편이 실린 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이현 작가의 을 읽었다. 서랍 속의 집 줄거리 소설에는 집을 찾아 다니는 부부가 나온다. 전셋집 계약이 만료되고, 아파트 시세가 오른 터라 전세금 인상이 통보된 상황에서 둘은 조금 무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