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의 문단들
이 책도 어김없이 중고 서점에 들렀다가 집어들게 됐다. 내가 중고 서점에 들리는 건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꼴인데, 그건 머리를 자르고 미용실을 나오면 그곳에 중고 서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중고서점에 가는 건 일종의 기분 전환 같은 것이다. 어디, 좋은 책이 싼 값에 나오진 않았나 하는 마음으로 서점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간다. 이번에는 로베르트 발저(1878~1956) 라는 책을 집어왔다. 이 책은 몇 달 전 신간으로 출시됐을 때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살까?'했던 책이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는 책을 사지 않았고, 그럼에도 라는 내가 좋아하는 단어를 가진 책을 잊지는 않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서 조금 정돈된 생각을 적어보려 했지만 그러는 동안 다른 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