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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사랑과 마음의 경향

    세상과 사람이라는 존재 바깥에 대한 마음의 경향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 어른이 되며, 우리는 그러한 마음을 배반당하거나 재확인할 뿐이다. 그러나 확고한 마음을 변화시키거나 배반당한 마음을 치료하는 일이 사랑을 통해 가능하다. 마음은 온전히 내부적인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온전히 외부적인 것도 아닌, 지난 시간과 경험을 한 데 모아 비추는 거울 같은 것이다. 마음이라는 거울은 모든 상처와 아픔과 두려움과 불안, 믿음과 신뢰와 용기와 사랑의 경험과 기억을 존재 앞에 투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를 이해할 수 있고, 또 모두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과 마음의 경향이 일치할 때, 그러니까 마음을 다해 사랑할 때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된다. 우리는 어둡고 비좁은 마음의 틈새를 비집고 나온 ..


    — 4 사랑, 온전함, 용기

    사랑하는 이들은 서로에게 온전한 존재가 되려 한다. 이때의 온전함은 완전함이 아니며, 오히려 전적인 불완전함에 가깝다. 사랑은 이대로 괜찮을까 싶은 자신의 모습을,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드러내는 일이다. 사랑을 하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때의 온전함이 정체된 불완전함의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오롯이 자신으로 상대 앞에 서는 이유는 불완전한 서로가 사랑을 통해 함께 성장하기 위함이다.


    — 3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부르는 일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일부로서 타인이 아닌, 타인이 지나온 모든 시간과 경험의 총합으로서 존재를 일컫는 일이다. 먼 바다에서 밀려온 파도를 헤아리듯, 사랑은 한정짓지 않는 것이다. 하나의 파도가 언제나 더 큰 바다의 일부인 것처럼, 존재는 이름 안에 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지향하는 일이다. 모든 존재는 너머에서 출발하여, 이곳에서 시도된다. 사랑 또한 그렇다.


    — 2 사랑한다는 고백보다 중요한 것

    사랑은 '사랑한다'는 문장의 깊이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고백보다 중요한 건, 고백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사랑의 깊이를 일궈가는 일이다. 사랑의 깊이는 사랑의 고백이 아닌 사랑의 실천으로 만들어갈 수 있으며, 때로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 없이도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사랑한다’는 고백 이전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고백되지 않은 ‘사랑한다’는 말의 눈망울 같은 것이다.


    — 1 사랑과 진심

    사랑하는 사람은 진심을 다하려 한다. 그러나 진심을 다하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 사랑에서 진심이 유효한 때는, 진심을 다한 사랑이 자신과 타인을 성장시키며 서로의 세계를 풍요롭게 할 때다. 온전히 타인을 위한 것만이 아니며, 또 나를 위한 것만도 아닌 사랑은, 언제나 나와 타인 모두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할 때는 진심을 다하는 일에 유의해야 한다. 사랑을 위한 진심이 아닌 진심을 다하는 일이 사랑이 되어버릴 때, 사랑의 대상에 타인은 사라지고 자신만 남게 된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타인과 함께 성장해 나가려 하지 않는다면, 이를 위한 고민과 실천이 없다면, 진심을 다하는 일은 이기심의 또 다른 발로가 될 뿐이다.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있을까?

    에밀 아자르가 쓴 《자기 앞의 생》은 참 오랜 기간에 걸쳐 읽었다. 석 달쯤 걸렸나? 요즘 책을 많이 보지 못한탓도 있을 것이지만, 글쎄. 그러지 않았으면 싶은, 소설의 결말이 어느 순간부터 짐작되었기 때문이었을까? 소설에는 모모라는 10살짜리 꼬마가 나온다. 나중에는 자신의 나이가 14살인 걸 알지만 말이다. 그건 모모가 정신이 이상한 친구여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제대로된 나이를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모모의 엄마는 매춘을 하는 여자였는데, 아빠로 추정되는 어떤 미친 남자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그렇게 엄마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모는 ‘그렇고 그런’ 아이들을 떠맡는 로자라는 아줌마 아래에서 자란다. 로자 아줌마는 이제 할머니에 가까운 나이였는데, 그녀도 젊었을 땐 매춘을 하며 생계를..


    Node.js 터미널로 자바스크립트 파일 실행하기

    Node.js 터미널로 자바스크립트 파일을 실행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Node.js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요. 이후 터미널을 실행하고, 자바스크립트 파일이 위치한 경로로 이동해 파일을 실행하면 됩니다. 상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행하고자 하는 파일이 Desktop > Nodejs 내 test.js 이라고 해보겠습니다. 터미널에 다음과 같은 명령어를 통해 디렉토리를 이동합니다. cd ~/Desktop/Nodejs 잠시 명령어를 살펴보자면, cd 는 디렉토리 변경 명령어 이며 ~ 는 기본 사용자 선택, 이후는 해당 하위 폴더의 경로를 의미합니다. 디렉토리가 제대로 변경되었는지 확인하려면 pwd 명령어를 사용하면 됩니다. 폴더 내 파일의 리스트들을 보려면 ls -al 명..


    의미와 재미: 커피와 담배를 읽고 - 3

    의미와 재미는 종종 반대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어떤 일은 의미는 있지만 재미는 없고, 의미는 없지만 재밌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미와 재미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시야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딱지 치기를 좋아했다. 당시 초딩들 사이에서는 복도를 한 가득 관중들로 메운 시끌벅적한 딱지 치기 대회가 열리곤 했다. 당시엔 좋은 딱지를 뽑아보겠다고 여러 문방구를 전전하고, 집에 와서도 딱지 생각만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딱지 치기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딱지를 잘 치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의미있고, 또 재미있는 일이었다. 결국 의미와 재미는 '시간 속의 상대적' 개념인 것이다. 오늘날 의미는 종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