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호주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2편. 브리즈번을 지나 어느 산골 마을로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2편. 브리즈번을 지나 어느 산골 마을로 한국을 떠나 호주에서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곳은 브리즈번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연락을 해뒀던 에어비엔비에 찾아갔다. 시내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동유럽 출신 여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바깥 날씨는 조금 무더웠고, 방 안에는 에어컨이 없었지만 방 규모에 비해 꽤나 큰 선풍기 한대로 그럭저럭 지낼만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피터와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있었다. 피터는 어느 산골 마을에 있는 공동체에서 살고 있었다. 갑자기 왠 산골 마을에 공동체냐 싶겠지만, 그곳에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대안 공동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떠나오기 전부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터였다. 마을은 브리즈번에서 몇 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아주..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편. 내가 호주로 떠난 이유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편. 내가 호주로 떠난 이유 텅 빈 자기소개서란에서 커서가 깜빡거리고 있다. 뭐라도 좀 써보라는 거 같은데, 난 쓸 말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안 쓰고 버텨보자니 인생이 별안간 허공에 붕 떠버린다. 대학을 졸업했으니 이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나같이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는 놈을 받아줄 얼간이 같은 회사는 아마 없을 터였다. 그래도 날마다 가슴에 담이 하나씩 쌓이는 듯한 압박감을 어쩔 수가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를 켜고 자판을 두들겨 보지만, 결국 마음에도 없는 헛소리들이었다. 뭘 하고 싶은데?라는 질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보니 꼭 뭘 해야하나? 나 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대놓고 주면서도 전혀 그렇지 않게 보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