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와서는 하루 종일 숙소에서 잠만 잤다. 전날의 작은 소동과 더불어 후텁지근한 발리의 날씨와 친절한 사람들의 미소, 이제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가져도 된다는 익숙함에 온몸의 긴장이 풀어져버렸나 보다.
느지막히 일어나서는 밀린 일을 하고, 숙소 근처의 식당으로 가서 나시고랭을 먹었다. 발리는 다 좋은데, 음식이 그닥 내 입에 맞지는 않는다. 그래도 워낙 이것저것 잘 먹는 타입이긴하지만, 음식 자체는 베트남이나 태국이 훨씬 더 맛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게 또 숙소로 돌아와서는 씻고 빈땅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수영을 하고, 조식을 먹고, 밀렸던 글들을 쓰고, 또 밀렸던 업무를 봤다. 여행하면서 일하기는 참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항상 내게 맞는 의자와 책상을 찾는 게 일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숙소에 갈 때면 최적의 자세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보곤 한다.
오후에는 바이크를 빌렸는데, 한 달 동안 백만 루피아를 지불했다. 이전에 발리에서 바이크 빌리는 방법에서 적었듯, 한 달 정도의 장기 렌트를 할 때는 로컬 바이크 샵에서 발리는 것이 가장 저렴했다. 호텔에 물어보니 무려 2배가 넘는 금액을 불러서, 소개 받은 사장님 가게에서 바로 렌트를 했다.
서너시쯤 되니 오늘의 할일도 거의 끝나고 해서 스미냑 비치에 갔다. 자주 가던 라 플란차에 자리를 하나 잡고 비치 구경을 했다. 밀려오는 바람. 부서지는 파도. 흩어지는 사람들. 발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장면들이 눈앞에 다시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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