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 떠나 인도 여행길에 오른지 정확히 한 달이 되는 날이다. 나는 언제나 '여행자'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무엇보다도 30대에 접어들기 전 경험했던 두 번의 워킹홀리데이와 주변국으로의 여행은 '여행자'를 동경하게까지 만들었다. 그런 나는 왜 '여행자'를 좋아하는 걸까. 이번 여행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면에서 굉장히 과감하지만, 또한 수줍음이 많고 생각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동시에 생각을 글로 풀어내고, 거리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적절한 거리두기와 사색의 힘이 가장 잘 조합될 수 있는 활동이 바로 여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른 하나. 여전히 여행을 동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운이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단지 내가 도전을 좋아한다는 것 이상으로, 그러한 도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그들에게 또 다른 측면에서 조금 더 잘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여행의 사전적 정의는 '일이나 유람, 휴식 등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일'이다. 흥미로운 건, 그렇게 다른 지역으로 떠나 '새로운' 일상에 존재가 편입되기를 바라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이다.
여행은 결국 집이라 부를만한, 적어도 그렇게 느낄만한 장소와 시간 속의 만족을 찾아 헤매며 돌아다니는 일이다. 여행은 집을 떠나 집으로 가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존재'와 '거처'와 '시간'의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상관 관계를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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