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이푸르에서 14시간 슬리핑 버스를 타고 뭄바이에 도착했다. 슬리핑 버스 후기와 뭄바이 첫 인상에 대해 적어본다.
인도 슬리핑 버스 후기
1400루피(약 24,000원)를 내고 우다이푸르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했다. 그런데 출발 하루 전날 버스가 오후 4시로 변경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아마도 승객이 충분치 않아 하나의 버스로 통합된 게 아닌가 싶었다.
슬리핑 버스는 기차보다야 비쌌지만, 우다이푸르에서 뭄바이로 바로 가는 기차가 없었기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나쁘진 않았다. 자려고 누웠는데 중간에 바퀴벌레가 버스에서 나온 거 말고는... ^-^
버스에서 쓸만했던 건 두 개의 USB 포트와 작은 담요였다. 자리는 아주 작은 싱글 침대 크기였는데, 폭은 성인 남자가 누우면 꽉 차는 정도였고, 길이는 맥시멈 180cm 정도인 상당히 타이트한 공간이었다. 문제는 버스가 이리저리 크게 요동쳐서 잠을 자기란 거의 불가능 했다는 것. 게다가 발 아래 배낭을 두니 대략 오징어 같은 자세로 쪽잠을 취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900루피를 내고 개통한(정가는 600루피) 모바일 요금제를 통해 매일 1.5GB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 덕분에 유튜브 영상을 좀 보다가, 번역을 좀 하며 시간을 보냈다.
슬리핑 버스 자리는 1인 싱글과 2인 더블 좌석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다시 한 번 upper deck과 lower deck으로 나뉜다. lower deck 자리를 선택했음에도 워낙 거친 인도 운전 문화와 탓에 멀미가 나려했다.
버스는 중간에 두 어번 멈춰섰는데 이때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거나 간단히 음식을 먹기도 했다. 배가 고팠지만 차마 아무 음식이나 먹고 탈이 나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어 저녁으로 초코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었다.
인도 버스는 이제까지 두 번을 타게 됐는데, 공용 터미널이 따로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각 여행사 에이전시 앞에서 버스를 타곤 했다. 때문에 아무리 구글 맵을 검색해도 탑승지를 정확히 찾기가 어려웠는데, 대략(?) 근처로 가서 에이전시 이름을 현지인들에게 물어 정류장에 찾아가곤 했다.
뭄바이 첫 인상
뭄바이 첫 인상은 뭐랄까. 사람들이 우다이푸르에서보다 나를 더 의식하는 눈치였다. 그 눈빛이 어딘가 호기심 어린 걸 보니 관광객들이 엄~청 많이 오지는 않는구나 싶었다. 한편으로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약간의 경멸적인 어조로 '치노+코로나'라는 힌디어를 듣기도 했다. 좀 억울하기도 하지만, 뭐, 어쩌랴.
뭄바이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깨끗해 보였다. 높은 건물들도 오는 길에 많이 보았는데, 아무렴 인도의 최대 도시 중 하나니까.
프라카시와 재회를 기다리며 아침 커피 장소를 물색하던 중 맥도날드를 발견. 한식 못지 않게 반가운 마음에 안으로 들어 가 맥모닝 세트를 시키고 이 글을 적는 중이다.
뭄바이. 기대가 많이 되는 도시다. 우선 내일은 아잔타&엘로라로 넘어가는 버스를 알아보고, 캠핑을 준비하려 한다. 3일 뒤에는 뭄바이를 둘러보고 말이다. 우선은 프라카시를 만나 숙소로 돌아가서 지친 몸부터 좀 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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