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아직 무척 덥구나. 올해의 거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각잡고 리뷰를 써보고 싶기도 하지만, 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려 하나 싶기도 하다. 그냥 왔다갔다 하는 것이지. 여행하면서 쓴 돈을 보니까 참 많이도 썼다.
월 5,6백 가량을 썼는데 과소비를 했냐하면 또 그런 건 아니다. 숙박비가 절반 이상이고, 50 정도가 항공료. 나머지는 생활비다. 흔히들 동남아에 가면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 물론, 호스텔이나 저렴한 호텔에만 묶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4성급 호텔은 6~10만원 가량하고, 5성급은 20-30만원 가량하니 호텔에만 머물경우 월 3백 정도는 그냥 나간다.
글을 쓰면서 가계부를 보고 왔더니 9월 초 현재까지 X천을 썼다. 월 X백 가까이 쓴 셈인데, 여행하면서 돈이 생각보다 많이 나가는 구나 싶다. 당분간은 다시 서울에 가서 베이스를 정하고, 시간이 날 때 조금씩 여행을 하지 싶다. 발리에도 빌라를 짓고 싶은데, 땅도 찾아야 하고 외국인 소유권 문제도 있고 알아봐야 할 게 아직 많다.
유튜브를 보다가 0원부터 다시 시작하기 챌린지를 하시는 분의 채널을 봤다. 일부러 그렇게 하시는 건 아니고, 여차여차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바닥부터 시작하는 경우였다. 고시원에서도 살고, 라면으로도 연명하고, 그러다 자금을 조금 모아 이사를 가고, 새로운 알바를 하고 하는 모습에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인생이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플레이해야 하는 버전은 자본주의 V.1990. 이 때부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캐릭터의 모험과 방황이 시작된다. 무한한 자유도가 선사된 이 게임에서는 각 선택에 따라 알 수 없는 미래가 결정된다. 누군가는 렙업도 안하고 그냥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게임이 끝날 것이고, 누군가는 게임 머니만 그저 열심히 모으다가 끝날 것이다. 누군가는 만렙을 찍고 현타가 와서 게임을 그냥 접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고. 흠. 그냥 그런 것이다. 룰은 이미 정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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