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블로그 세계를 엄습(?)하면서 이곳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티스토리에 글을 왜 써?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이렇게 하면 돈이 된대' 하면서 수익형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들이 꽤 많아진 거 같다.
수익형 블로그. 소위 말해 돈 버는 블로그에는 이렇다할 공식이 몇 가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챗GPT를 활용하면 모든 과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나 그래서일까. 여기저기, 어디선가 본 거 같은 글만 담은 블로그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물론, 나도 챗GPT를 자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업무적 글쓰기를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AI를 통해 글을 쓴다는 게 굉장히 낯설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학습하는 게 관건이 되었다.
다만, 평소에 자기의 생각을 담은 글쓰기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더욱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 챗GPT가 써주는 글은 웬만한 지식과 필력을 가진 99%의 글쟁이들을 압도할만큼 정확하고 체계적이다.
결과적으로, 웹사이트 트래픽을 위해 글을 쓰려는 사람들은 더이상 직접 글을 쓸 필요가 없다. GPT 봇을 커스터마이징해서, 몇 가지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된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생각할 필요가 거의 없다.
그러나 자신의 언어로 직접 글을 쓰는 '만족감'을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결코 챗GPT에게 부탁하지 않고 싶은 자신만의 글쓰기 영역이 있기 마련이다.
누가 더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방식대로 쓸 수 있는 글쓰기. 이처럼 자유로운 글쓰기의 기쁨을 느껴본 사람이 과연 앞으로 얼마나 남게 될까?
여전히 돈 안 되는 이런 글의 경제적 효용은 챗GPT로 쓰는 글에 비하면 거의 0%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쓰기가 주는 만족감은 돈을 내고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절대 쓸 수 없는 글이 있다. 바로, 당신만이 알고 있고, 또 당신만이 경험한 인생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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