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과연 현명했는가? 하고 시간이 흐른 후에야 지난 선택들을 반추해볼 수 있을 뿐. 그렇게 삶의 지혜를 체득했을 무렵, 아- 소중한 인생이 여기까지 흘러와 버렸구나. 지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버렸구나. 하는 것이지. 그게 바로 삶이지.
삶을 처음부터 다시 살 수 있는, 그러니까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다르게 살까. 글쎄. 모든 것은 결국 최선이 아니었던가. 어느 정도의 만족감과 어느 정도의 후회. 그것들이 교차하는 덫 없는 무엇이 인생의 정체가 아니던가.
그대에게 고통이 없다면 행복한 것이리라. 그러니 이제 행복한 인생을 위해 자족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 지금 주어진 상황과 현실에서 유유자적하는 법을 배운다면야. 현실에 온전히 안주하여 불안하지 않은 자, 그리하여 온전히 존재하는 법을 비로소 알게된 자. 행복하여라.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다 하여 그 인생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의미는 행복이 아니라 존재에 있으리니. 그러니 결국 살아간 것이 그대의 모든 의미였을테니. 아니, 존재와 의미라. 이것들이 다 무슨 소리란 말인가.
성급한 고백과 들끓는 욕망을 절제할 수 있다면. 삶이란 것은, 이런 것이며, 그대로 좋다, 라는 고백을 기어코 다시 목구멍으로 집어삼킬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도 기억하게 된다면 그대는 정말이지 모든 것에 준비가 된 것이다.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자. 그대의 자유로움이 이미 행복 속에서 충분히 반짝거리고 있다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기를. 자유 앞에서 더 큰 용기를 갖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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