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의 CEO 창펑 자오가 오늘부로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 규제 당국에 벌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하고서 말이다. 굳이 은퇴를 해야 하나 싶었지만, 더 버티기도 힘들었을 듯 하다. 이제 누가 트위터에 '4'라고 외쳐주려나. 내 마음 속의 작은 영웅이 지는 느낌이다.
Today, I stepped down as CEO of Binance. Admittedly, it was not easy to let go emotionally. But I know it is the right thing to do. I made mistakes, and I must take responsibility. This is best for our community, for Binance, and for myself.
— CZ 🔶 Binance (@cz_binance) November 21, 2023
Binance is no longer a baby. It is…
언제였더라. 바이낸스라는 거래소를 처음으로 알게되었던 때가. 아마도 박상기의 난 직후였을 것이다. 바이낸스가 2017년 7월에 출시되었으니, 대략 5개월 정도 후에 바이낸스 거래소에 처음 접속했던 기억이다. 그 때는 회원가입도 참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거래소가 되었다.
누군가는 그저 운이 좋아 바이낸스가 이렇게 커졌구나 싶겠지만, 18-20년의 전반적인 크립토 업계의 암흑기 동안 바이낸스도 분명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때 BNB 코인의 가격이 $2나 됐었던가? 기관의 '기'자는 찾아볼 수도 없었고, 말라버린 유동성에 코인의 '코'자만 얘기해도 사람들은 넌더리를 낼 때였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유동성 장세가 오며 결국 크립토 업계의 붐이 찾아왔고, 바이낸스는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그건 단지 붐이 찾아왔기 때문이 아니라, 그 때를 위해 준비해 왔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거래소와 프로젝트들이 스캠과 러그로 문을 닫았지만, 내가 아는 한 바이낸스는 투명하고 정직했다. 당시의 바이낸시안들은 부지런하고 열정적이었다.
현재 창펑 자오는 가상자산 부자 순위에서 TOP3에 든다. 사람들은 창펑 자오가 얼마나 부자인지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줄곧 금융을 혁신하는 것이었다. 바이낸스의 뜻을 아는가? Binanr와 Finance를 합친 말로, '금융을 갈아 엎다'는 의미다.
결국 자금 세탁을 방조한 혐의로 월가의 자본 논리 앞에 한 발 물러서게 되었지만,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가 지향했던 크립토의 본질적 가치는 변함이 없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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