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올 때면 면세점에서 사오던 꼬냑. 하지만, 정작 내가 마시는 게 아니라 아부지에게 드렸던 터라 자세히는 잘 몰랐다. 본가에 내려갈 때면 한 잔씩 얻어 마신곤 했는데, 내가 사던 꼬냑은 정확히 어떤 종류였던 걸까? 때마침 좋은 유튜브를 봐서 정리해봤다.
꼬냑을 알기 전에 브랜디부터
꼬냑 이야기를 하기 전에 브랜디를 먼저 이야기 하는 이유는 꼬냑의 기원이 브랜디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브랜디(Brandy)는 네덜란드어 '브란데 베인(Brandewijn)'에서 유래했는데, '불에 태운 와인'이라는 뜻이다.
16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이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와인을 들여오던 중, 변질을 막기 위해 증류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증류한 와인은 부피가 줄어 운송이 간편했고, 세금도 오히려 줄었다. 정리하자면, '브랜디 = 증류한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꼬냑은 뭘까? 꼬냑은 프랑스의 꼬냑(Cognac) 지역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브랜디를 의미한다. 프랑스 꼬냑 지역은 오래전부터 우수한 포도의 생산량이 상당했고, 운송이 편리한 샤랑트(Charente) 강이 있어 고급 브랜디 생산지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꼬냑 지역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브랜디가 바로 오늘날의 꼬냑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즉, '꼬냑 = 프랑스 꼬냑 지역에서 만들어진 고급 포도 브랜디'라 할 수 있다.
꼬냑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제, 꼬냑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알아보자. 간단히 말해 꼬냑은 '포도를 수확한 후 발효를 하고, 증류 과정을 거친 다음 오크통에 숙성해서 완성'된다.
① 포도 재배
꼬냑은 주로 위니 블랑(Ugni Blanc) 품종의 포도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데, 해당 품종은 산도가 높고 신선한 향을 지녀 증류 후에도 깔끔한 풍미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② 수확 및 발효
9월 중순부터 포도 수확이 시작되며, 현재는 대부분 기계 수확 방식이 사용된다. 수확한 포도는 압착 과정을 거쳐 포도즙이 되고, 이를 발효시켜 알코올 도수 8.5~9.5%의 화이트 와인이 된다.
③ 2회 증류 (샤랑트 증류 방식)
이렇게 발효된 와인은 증류기를 이용해 두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 증류를 통해 알코올 도수가 27~30%로 올라가고, 두 번째 증류를 통해 ‘오드비(Eau-de-vie, 생명의 물)’라 불리는 원액이 탄생하며 도수는 약 70%에 달한다.
④ 오크통 숙성
이후, 이 원액은 오크통에서 최소 2년 이상 숙성된다. 숙성 과정에서 오크통의 특성이 스며들며, 부드러운 캐러멜, 바닐라, 과일 향이 깊어지며 꼬냑 특유의 풍미가 완성된다.
꼬냑의 등급을 판단하는 방법
꼬냑의 숙성 연수는 증류가 끝난 다음 해 4월 1일부터 계산되며, 숙성 기간에 따라 VS, VSOP, XO 등으로 등급이 나뉜다.
- VS(Very Special) 등급: 최소 2년 숙성된 원액을 사용하며, 신선하고 가벼운 맛이 특징이라 칵테일용으로 적합하다.
- VSOP(Very Superior Old Pale) 등급: 최소 4년 이상 숙성되어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을 제공한다.
- XO(Extra Old) 등급: 최소 10년 이상 숙성되며, 복합적인 향과 긴 여운을 자랑하는 고급 꼬냑으로 분류된다.
꼬냑의 등급은 가장 최근의 원액 기준으로 결정되며, 특히 XO 등급의 경우 평균적으로 20년 이상의 원액이 포함되기도 한다.
주요 꼬냑 브랜드는 어떤게 있을까?
(1) 헤네시 (Hennessy)
꼬냑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헤네시로, 전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헤네시의 꼬냑은 부드러운 바닐라와 깊은 오크 향이 특징이다.
(2) 레미 마틴 (Rémy Martin)
레미 마틴은 ‘Fine Champagne Cognac’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특히 XO 꼬냑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VSOP 등급 역시 타 브랜드에 비해 더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3) 마르텔(Martell)
마르텔은 1715년에 설립된 가장 오래된 꼬냑 브랜드로, 깔끔하고 플로럴한 향이 두드러지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4) 까뮤 (Camus)
마지막으로 까뮤는 가족이 운영하는 독립 브랜드로, 뛰어난 품질과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프루티한 향이 강조된 꼬냑을 선보인다.
꼬냑을 마시는 3가지 방법
꼬냑을 즐기는 방법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세 가지 방식이 있다.
① 니트 (Neat)
니트는 작은 글라스에 꼬냑을 따르고 천천히 음미하며 향과 맛을 즐기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그냥 마시는 것인데, 특히 XO 등급 이상의 고급 꼬냑은 스트레이트(다른 걸 섞지 않고 그대로)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② 온더락 (On the Rocks)
온더락 방식은 얼음을 넣어 마시는 것으로, 술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알코올의 강한 향이 줄어든다. 보다 부드럽고 청량한 느낌이 들며, 시간이 지나며 얼음이 녹으면서 더욱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강조된다.
③ 칵테일
마지막으로, 칵테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VS나 VSOP 등급의 꼬냑은 사이드카(Sidecar), 사제락(Sazerac), 꼬냑 하이볼 같은 클래식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치며
꼬냑은 브랜디 중에서도 최고급 품질을 자랑하는 프랑스산 증류주로, 정교한 제조 방식과 오랜 숙성을 통해 깊은 풍미를 제공한다.
꼬냑의 숙성 등급은 VS, VSOP, XO 등으로 구분되며, 대표적인 꼬냑 브랜드로는 헤네시, 레미 마틴, 마르텔, 까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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