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신영복 <담론> : 존재에서 관계로
한때, 의 뫼르소를 동경했다. 온전한 존재로 거듭난 그가 이상적인 인간상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체적이다는 카뮈의 말을 긍정했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님의 을 읽었다. 선생님은 감옥에 있으며 신문지 크기 만한 햇살 때문에 20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에게 유일한 행복은 오로지 그 햇빛이었다며, 햇빛 때문에 아랍인들을 죽인 뫼르소를 언급했다. 선생님이 이야기 하는 중심에는 관계가 있다. 그 관계란, 내가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 사회와 맺는 관계, 세상과 맺는 관계이다. 인간은 절대적 존재이되 고립되지 않고 관계들 속에 존재한다. 소설 속 뫼르소가 고독해 보이는 이유는 그가 지극히 주체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타자의 절대성과 맺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상대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뫼르소의..
키르케고르 <죽음에 이르는 병> : 절망에서 벗어나는 실존의 용기
죄는 이것이다. 즉, 신 앞에서 혹은 신에 대한 생각으로, 절망에 빠져서 자기 자신이기를 원하지 않는 것, 혹은 절망에 빠져서 자기 자신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죄는 강화된 연약함 혹은 강화된 반항이며, 죄는 절망의 강화다. - 키르케고르 p.158 1. 카페에 왔습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큼지막한 창을 통해 오후의 햇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실내의 온기에 두꺼운 외투를 벗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엇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옆 자리에서 한 여자가 멍한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녀의 헤드셋에서는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을까요. 나는 가방에서 책 한권을 꺼냈습니다. 얼마전 구매한 키르케고르 이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많은 책들 중에서 왜 이책을 구매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