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윤 ‹애도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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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묵직한 단편을 읽었다.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 24회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학교 폭력 피해자인 동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동주는 승규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한다. 어느날 승규는 동주를 폭행하다 사고로 공사장에서 떨어져 생을 달리한다. 한순간의 사고로 잠재적 가해자가 된 동주는 승규와 그들의 가족에게 어떠한 애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애도가 왜 갑자기 그의 몫이 된 것일까. -- 나는 나무문을 밀고 나와 오픈 팻말을 뒤집어놓은 뒤 퇴근한다. 터미널 안은 온통 캄캄하다. 터미널 밖도 캄캄한 건 마찬가지다. 나는 가로등 아래 빛이 고인 지점만 골라 밟으며 우산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훔쳤던 좋은 것, 내 손을 마주 잡고 은근한 온기를 전해주던 길이 든 가죽에 대해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