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교회에 갔다가 소모임에 출석했다. 처음 만나는 구성원에 집에 초대를 받았고, 그곳에서 진저 브레드 하우스를 만들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임에 조금 힘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어색함도 없잖아 있었고, 영어로 이야기를 했던 터라 몇 시간 지나니 머리가 좀 아팠다. 그럼에도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라이프 셰어링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는 모였었는데, 삶을 나누는 방법은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관념적인 일 뿐만 아니라 함께 같은 공간에 모여 구체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괜시리 생각이 많아졌고, 그대로 집에 들어가려다 근처의 바에 갔다. 이미 몇 번 방문 했던 곳이라 사장님과 안면이 있었고, 위스키를 마시며 이런저런 근황 얘기를 나눴다. 요즘 새롭게 이것저것을 좀 하고 있다고 하니 '잘 됐으면 좋겠다고, 무엇보다도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술을 마신 다음날은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마시고,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다시 누워 있었다. 사실 몸이 힘들었다기 보다는 마음이 어수선했다. 어제 모임에서 지금 나와는 너무도 다른 삶의 결들을 목격했었고, 전에 신앙을 갖고 있던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생각도, 삶의 방향도 너무나 크게 달라진 거 같아 생경했다.
며칠 전 동네서점에서 구매한 <솔로 워커>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관련 영상들을 봤다. 인상깊었던 건 일에만 너무 집중하지 말라는 것. 일의 성공을 인생의 성공과 구분하라는 것. 무엇보다도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라는 것. 잘 먹고, 잘 쉬고, 일은 적당히 하라는 것.
그래,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미래에 대한 생각들은 조금 내려두고, 지금 여기에서 구체적인 일상의 모습들을 만들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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