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님과 함께 산책을 나가고 있다. 일명 엄마의 건강 챙기기 프로젝트에 아빠와 함께 동참하고 있는 셈인데, 집 앞 천변을 한 시간 정도 함께 걷다가 중간에 근력 운동을 조금 하고 오는 식이다.
봄이 왔는지 산책로 곳곳에 꽃이 피어 있었다. 나는 하나도 알지 못하는 풀과 꽃의 이름들을 엄마는 알고 있었고, '이것 봐!'하면서 정말 아름다운듯이 감탄해 하는 모습이 나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엄마는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것 같은 풀들이 예쁘다고 말했다.
가장 체력이 좋은(?) 아빠가 앞장서서 걷고 우리는 열심히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오늘은 천변 옆에 있는 길을 따라 걷다가 작은 산에 새롭게 올랐는데, 이제 막 핀 꽃 향기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는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 아빠는 조금만 더 힘을 내라며 자신이 저녁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돌아오는 길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저녁을 먹고 모두 잠에 든 시각. 찍었던 사진을 다시 꺼내보며, 그리고 이렇게 글을 적으며 생각했다. 어찌보면 별 거 아닌 순간들을 기록하기로 마음 먹길 참 잘했다고. 아무것도 아닌 순간은 없는 것이라고.
'기록 > 일상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난과 성경의 인물들, 시편 18편 1~2절 묵상 ⏐ 일상 에세이 ⏐ 23 (0) | 2020.05.19 |
---|---|
우울증과 불안,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테드 명강의 추천 ⏐ 일상 에세이 ⏐ 21 (0) | 2020.05.07 |
카프카 "초조해 하는 것은 죄다"⏐ 일상 에세이 ⏐ 20 (0) | 2020.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