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재밌는 영상을 발견했다. 야생 사진가에 관한 애니메이션인데, 영상을 보고 나니 '무엇을 왜 찍는가' 하는 사진의 본질적인 물음과 윤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포토 헌팅이라는 표현이 있듯 동의받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을 찍는 일은 본질적으로 공격에 가깝다. 사진은 카메라를 대상에게 겨누며, 맥락을 제거하고, 대상의 순간을 임의로 잘라내 박제시키기 때문이다.
사진이란 현실적 맥락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 일에 더 가깝다. 문제는 맥락 자체이기도 하지만, 맥락을 창조하는 과정에도 있다.
사진가는 생각보다 상황에 깊숙히 관여하며, 책임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피사체를 향해 카메라를 드는 공격과 조준이 명분을 갖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담긴 사진가만의 대답이 필요하며, 대답은 윤리적 맥락과 적절히 상응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과정과 결과물의 윤리를 담보하는 것이 아닌, 그저 사진가의 명분이 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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