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생각한다고 해서 발전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라는 것도 실은 생각을 통해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경험이 조합되는 과정이다. 생각만 해서는 발전이 없는 이유다. 좋은 생각, 위대한 사유,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그저 ‘생각’에서 탄생할 수 없다.
실제로 생각, 혹은 사유한다는 것은 자기 안에서 유유자적하기와 유사하다. 생각과 사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직간접적인 경험이 부재한다면, 결국 자신을 자신 안에 가두는 일을 반복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생각이 깊다’는 표현은 곰곰히 생각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계속해서 더 많이 생각해고, 그렇게 더욱 자신을 돌아보다 결국 자기에게 갇히고 마는 이들을 종종 본다. 걷기가 우울증의 좋은 치료제라던데, 생각의 덫에 빠진 이들에게는 어떤 처방책이 필요할까.
생각하며 살아가라는 말보다 살아가며 생각하라는 말이 더 건강하고, 더 좋고, 더 넓은 말인 거 같다. 어쩌면 생각과 행동을 분리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구분일 수 있다. 우리는 정말이지 생각하는 그대로 살아가며, 살아가는 그대로 생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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