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갈겨 쓴 이 글을 다시 고쳐쓰지는 않으려 한다. 계절처럼 때로는 그저 흘러가야 할 것이므로.'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최선을 다해왔다고 믿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본다. 부끄럽다. 많은 것을 알았다 생각했지만,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였다.
생의 비극은 그것이 결국 죽음으로 끝나기 때문이 아니라, 죽음을 앞두지 않고는 좀처럼 삶을 마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계절처럼 흘러간다. 내 나이도 이제 꽉찬 서른이 되었다. 나이를 계절에 비유할 수 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는 것일까?
모든 계절의 소중함은 그것이 소중한 이들과 각기 다른 순간의 결을 빚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니 따스한 봄날이 아니더라도, 선선한 가을 날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든 계절에 함께 행복할 수 있다.
그러니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려 하지 말고, 지금이 어떠한 계절의 시간이든, 다시 돌아온 이 계절을 소중히 할 일이다.
서른, 생일이다. 생일 축하를 받는다는 것은 미안하고도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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