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쓰며 세계적인 작가가 된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다음 책을 쓰며 작가로서의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전에 명성에 걸맞는 좋은 책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원하는 글을 계속 쓸 수 있었을까? 그녀는 솔직히 말해 두렵고 걱정이 됐다고 했다.
창의성에 대하여
작가는 글쓰기 실력과 더불어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이다. 그런데 이 창의성이라는 것에 대한 관점이 현대와 고대에는 상당히 달랐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는 누군가를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고대에는 창의성은 외부에서 오는 '영감'이자 '신성한 선물'과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창의적이라는 것은 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존재 바깥의 '신성한 무언가'였다.
그러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며 우주의 중심에 인간이 서게 되었고, 스스로를 ''창의성을 가진 존재'라고 일컫게 되었다. 즉, 창의성은 각 존재 안에 내재된 가치이고 따라서 이러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이것이 큰 착각이자 오류라고 말한다.
창의성의 원천
어떻게 하면 창의적이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녀는 톰 웨이트라는 음악가의 사례를 든다. 그는 운전 중 영감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운전 중이었기에 메모를 할 수가 없었고, 이를 녹음할 녹음기도 없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영감이 지나가 버릴까 상당히 노심초사 했다고 한다.
그러다 그는 '운전하면서 음악을 받아적을 수는 없어. 지금은 안 된다고!' 자신이 아닌 바깥의 '지니어스 요정'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고, 그는 창의적인 영감의 원천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제 그는 작곡이 잘 되지 않아도 그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만 찾지 않게 되었다. 창의적이게 되는 일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작곡에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창의성은 자신이 발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경우가 많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창의성을 가져다 주는 '지니어스 요정' 같은 것은 없을지라도 이는 자신 외부에 있는 무언가에 대해 감각을 열고, 자신에게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과 같은 조치였다.
계속해서 내 몫의 일을 하기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걱정과 불안감을 덜어내고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제가 새 책에 대한 걱정 때문에 겁이나면 저는 다음과 같은 말로 제 마음을 다졌습니다. 무서워하지 말고 위압당하지 말고 그냥 나의 일을 해라.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이던지 계속해서 내몫의 일을 하러 나가라. 내 직업이 춤추는 것이면 춤을 춰라. 그런데 만약에 내 작품을 위해 하늘이 내려준 괴상하게 생긴 "지니어스"가 내 노력을 통해 단 한순간이라도 경이스러운 것을 보여준다면 더 말할 것 없이 '올레'이고 지니어스가 나타나지 않아도 네 춤은 네가 춰라. 그리고 어쨌건 너한테 '올레'라고 외쳐라. 저는 이를 믿으며, 또 남에게도 가르켜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더없는 인간적인 사랑과 고집을 가지고 계속 일하러 나오시는 것에 '올레'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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