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이사했다. 합정역 근처에 작업실을 하나 얻었다. 아직까지는 뭐 없이 황량한 공간이다. 일도 하면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었는데 수십 개의 방을 본 결과 결국 이곳으로 정했다.
서울에서 작업실 찾기
처음에는 자취의 명소인 관악구 서울대입구 입구역과 신림 근처에서 방을 하나 얻고 사당이나 강남 근처의 공유 오피스에 다닐까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월 100 정도의 고정 비용이 나간다. 문제는 요즘 월세 매물들 가격이 폭등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원래는 5,60만원이나 할까 싶어 보이는 방들의 월세가 7,80이 되어 있었다.
결국 마음에 드는 집을 찾지 못했고 직방과 다방, 네이버 부동산, 피터팬 등 온갖 앱을 물색하며 이 한 몸 누일 공간을 찾아 헤매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합정 쪽에서 상가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공유 오피스에 또 갈 거 없이 작업실 겸 거주 공간을 얻어서 살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상가에는 보통 화장실이 안쪽에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이 집무실을 처음 봤을 때 바로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방 2개에 작은 거실 하나. 넓은 부엌에 화장실까지 있었다. 단점이라는 오래된 건물이라는 점이었고, 바닥이 꽤나 러프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난 이런 감성을 사실 좋아했다. 뭔가 쓰러져 가는 건물 안에서 쓰러지지 않는 것들을 보면 퐈이팅이 넘쳐난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집을 보고 30분 만에 계약하기로 결심했다. 월세는 88. (나중에 지나고보니 공과금까지 해서 100-120 정도가 나갔다.)
대망의 이삿날
이삿날. 잔금을 치르고 짐을 옮겼다. 아버지가 함께 올라와서 청소와 짐 정리를 도와주셨다. 그리고 무려 이케아에서 90만원 하는 이도센 스탠딩 데스크를 쾌척하고 가셨다. 조만간 돈 많이 벌어 제네시스로 갚아 드리기로 약속했다. 이 글이 곧 약속의 증표입니다, 아버지.
어제는 무려 다이슨 청소기님이 도착했다. 바닥이 이모냥이라 어디를 청소해야할 지 잘 모르겠지만 한 번 쭉 돌리고 나니 먼지통이 제법 찼다. 행거도 하나 샀고, 책장도 하나, 세탁기도 하나, 인덕션도 하나, 러그도 하나 샀다. 그렇게 하나 하나 다 사다보니 자취 10년차가 정말 맞나 싶었다.
어쨌거나 앞으로 최소 2년 간은 이 공간에 머물 예정이다. 오랜만에 서울에 정착하기로 결심한만큼 내 취향대로 공간을 만들어 가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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