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고 첫 번째 금요일을 맞는다. 간만에 또 혼자가 되니 적적한 감이 없잖아 있다. 그냥 적적하다고 적으면 될 걸 뭐 이렇게 꼬아서 쓰나 싶지만, 여전히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익숙치 않나 보다.
애니웨이. 적적해진 김에 다른 일을 열심히 하게 되었는데, 어제 오늘 새로운 곳에서 면접을 봤다. 프리랜서로 같이 일하자는 곳 하나. (원래는 상하이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찾고 있지만 원격 근무도 한 번) 검토해 보고 연락주겠다는 풀타임 자리 하나. 그리고 다음 주에 면접 보자는 곳이 하나 더 있다. 한 곳은 내가 먼저 지원한 곳이고, 다른 두 곳은 먼저 연락이 왔다.
회사를 옮기던지 퇴사를 하고 싶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급여 빼고는 그닥 일할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돈' 말고는 사업의 목적성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는 곳이다. 그동안 너무 좋은 사람들하고만 일했던 걸까. 나는 조금 덜 벌더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욕심인 걸까. 일단은 더 나은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다.
별 일 없어 보이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내 근황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이직 혹은 퇴사를 고민하고 있고, 발리에서 부모님댁을 거쳤다가 다시 서울로 옮겨오는 동안 미래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다. 프리랜서로서 여러 해 동안 헤매다가 이제서야 방향성을 찾은 거 같은데, 이제는 일뿐만 아니라 그 외적으로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한 때인 거 같다.
이제는 뭘 해야겠다는 다짐은 가급적 적지 않으려고 한다. 다짐을 글로 적는 일은 그 자체로 실현적인 면이 있어서 뭔가를 한 거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나씩 그냥 해나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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