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무엇인가? 보통, 시간 하면 직선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고 종교나 다른 차원을 이야기 할 때만 직선적이지 않은 시간의 특징을 이야기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실제로 시간은 (여기에 공간을 더하면) 광원뿔 형태로 이뤄져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25세에 깨달았는데, 10년 뒤 그는 장소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름을 알게 된다. '시간은 유일하지 않으며, 궤적마다 다른 시간의 기간이 있고, 장소와 속도에 따라 각기 다른 리듬을 갖는다.(p.98)'는 것이다.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시간이란 '물질들이 만들어내는 사건들 간의 관계, 이 관계들의 동적인 구조 양상이다.(p.222)'이라 정의한다. 무슨 말일까?
저자에 따르면 시간은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양자화되어 있다. 여기에는 흐름이나 질서가 없다. 양자화 되어 있는 시간에는 따라서 최소 간격이 존재하고, 물질이 만들어내는 사건들 간의 관계적 양상으로 시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소 간격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시간의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시간의 기간과 물리적 간격은 어떻게 결정될까? 바로, 물리적 기체인 중력장에 의해 결정된다. 중력장 또한 '무언가와 상호 작용하기 전까지는 결정된 값을 가지지 않는 양자적 존재자인데, 상호 작용이 있을 경우 시간의 기간들은 중력장이 상호 작용하는 무엇을 위해서만 입자화되어 결정된 값을 지니게 되며, 우주의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미결정 상태로 남'.(p.97)게 된다.
책을 읽고나면 동시적 '현재'라는 개념이 불가능하다는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온 우주에 공통의 현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지역적인 현재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지역 속에서 시간은 공간과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다르게 간다. 물체에 가까울 수록, 더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은 더 천천히 간다.(p.200) 이야기가 잘 이해되지 않는 다면 시간과 공간, 우주의 구조에 관한 다음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영상을 참고해 봐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시간에 대한 카를로 로벨리의 대답이 모두 정답은 아니라 한다. '양자중력 이론의 대표적인 한 흐름인 루프 양자중력 이론의 관점에서 이끌어낸 일종의 이론적 추측일 뿐이다. 현재 양자중력 이론은 오직 이론적 상상을 통해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모할 뿐이며, 아직까지는 어떤 실험적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저자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시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블랙홀에 관한 흥미로운 저자의 설명을 옮겨 적어 본다. '블랙홀 근처에서는 광원뿔들이 블랙홀 쪽으로 기울어진다. 왜냐면 블랙홀 표면에 오면 시간이 아예 멈출 정도로 블랙홀의 질량이 시간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 블랙홀에서 벗어나려면 미래가 아니라 현재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동은 불가능하다. 물체는 미래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평선을 표시하고 그 안쪽으로 광원뿔을 기울게 하여, 주위의 모든 것을 미래 속의 공간 영역에 가두는 것, 이것이 블랙홀이다. p.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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