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나 해외로 홀로 여행을 떠날 때면 이방인이 된 나를 발견하곤 했다.
세상은 본래부터 나와 무관하게 흘러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낯선 환경 속에서 이내 고립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러한 고립감은 낯선 이방인을 향하는 무관심한 시선을 통해 가중되곤 했다.
여행 중에 만난 인연이 유독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러한 만남의 순간을 통해 비로소 고립에서 벗어나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이 될 수 있었다.
여행을 통해 만났던 인연들을 기억해 본다. 누군가와는 사랑을 했고, 누군가와는 좋은 친구가 되었으며, 누군가와는 짧게나마 함께 여정을 같이 했다. 낯선 곳에서, 예기치 않게 만나게 되는 모든 소중한 인연 속에서 서로의 존재는 무척이나 소중했다.
긴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다음,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떨어져 있지 않았던 기간 동안 익숙해졌던 관계의 깊이를 실감할 수 있었고, 이내 다시 그러한 소중함에 무뎌질 것을 알았기에 잊지 않고 기록해 두고자 했다.
낯선 곳에서의 숱한 인연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나는 비로소 익숙한 일상에서 함께한다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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