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버스는 대체 어떻게 타는 걸까? 버스 정류장은 어디에?
뭄바이 호스텔을 나와 고아행 버스를 타러 갔다. 문제는 익시고에서 전달받은 버스 정류장 주소가 정말이지 부정확하기 그지 없었다는 것인데, 구글 맵에 검색해도 제대로된 장소가 나오지 않았다. 가령 내가 타야할 버스는 Neeta Volvo인데 정작 알려주는 지도 상에는 Neet’h’a 라고 되어 있었는데, 설상가상 인근 지역에 Neeta라는 이름을 가진 여행사들이 즐비하기도 했다.
그렇게 버스 출발 한 시간 전 내가 처음으로 도착해 본 곳은 Neeta Travel이었는데, 맙소사 그곳은 여행사라곤 하나도 없는 복잡한 사거리일 뿐이었다. 여행사에 전화를 해보니 힌디어로만 뭐라 하셨다. (...) 그렇게 점점 심장이 쫄깃해지는 찰나 동공을 크게 뜨고 구글 맵을 뒤지다 현지인(이럴 땐 또 릭샤 아저씨들이 제일이다)에게 수소문을 시작했다.
몇 릭샤 아저씨를 붙들고 뭄바이에서 버스타고 고아에 가야 한다고 하니 사이온Sion으로 가란다. 내 탑승지를 보니 그곳도 사이온이긴 했다. 그래서 지금 가자고 했더니 자기들은 안 간단다. 시간이 없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택시를 황급히 불러 세웠다.
다행인 건지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구글에서 ‘버스 탑승지. 대부분의 사설 버스가 지나감’이란 댓글이 달린 지점을 발견했고 일단 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내려서는 니타 버스 도대체 어디서 타냐고, 거의 열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저 위에서 타면 된다고, 서 너명이 너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렇게 초조해 하는 내 모습이 좀 안타까웠는지 벵갈로르에서 일거리를 찾아 뭄바이에 왔다가 결국 일자리가 없어서 돌아간다는, 그러니 동병상련의 마음이었을 수 있는, 어느 인도인 아저씨가 다가와 직접 버스 회사에 전화해 탑승 지점을 확인해 주기도 했다.
이게 뭔가 싶은 버스 탑승기
내가 타야 할 버스는 예상 도착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겼는데도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다 고아에 영영 못가는 건 아닌가 싶어 버스 회사에 세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온다고 계속 기다리란다. (보통 인도 버스를 예약하면 어디쯤 버스가 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웹링크를 메시지로 보내준다던데, 나는 안왔다. ^-^)
그렇게 멍 때리며 망한거 아닌가 걱정하며 오매불망 버스만 기다리고 있는데 뭔가 느낌이 싸-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저 앞에서 5분째 멈춰서 있다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버스 번호판을 확인해보기 위해 달렸다. 그런데, 뭐지? 내가 탈 버스였다!!! 달리기 직전의 버스는 문을 마침 열어두고 있었고 나는 그 안으로 힘껏 뛰어들었다. 언제 오나 싶었던 버스는 이미 와 있었던 것이다! 여러 버스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니 내 버스가 온지 미처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연락도 없이 가냐?’ 생각하는 찰나에 전화가 온다. 버스 회사다. “어디시오?” “이미 탔어요. 형님.” 그렇게 전화를 마치고 나니 안도의 한숨과 웃음이 픽 나왔다. 이건 또 뭔가. 하하.
휴- 이제 괜찮겠지. 버스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검은 고속도로를 거칠게 훑으며 고아로 달려갔다. 나는 자리를 찾아 가방을 벗어 던지고 비좁은 슬리핑 버스 칸에 몸을 뉘었다.
TIP. 인도 버스 정류장 찾는 방법
버스 정류장을 찾고자 한다면 먼저 티켓에 나오는 주소 복사해 구글에 검색해 본다. 이후 버스 탑승지와 동시에 해당 지역을 비교해 본다. 얼추 맞다면 그곳이 얼추 맞는 곳이다. 보통 사설 버스들은 정류장을 공유하거나, 자신의 에이전시 앞에서 버스를 출발 시킨다. 그러나 이것 또한 케바케. 출발 전 에이전시에 연락해 정확한 위치 확인하는 것도 좋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여유를 갖고 출발하고, 근처에 도착해서는 일단 아무 에이전시나 가서 정중히 인사하고 어디서 타냐고, 여기가 맞냐고 물어보기를 시전한다. 버스 트래킹 링크를 문자로 받았다면 이를 통해 탑승 전 버스 위치나 연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대망의 버스 도착시 티켓에 나와 있는 여행사 이름과 차량 번호, 그리고 탑승전 목적지를 재확인 후 탑승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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