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2030 남녀 간의 논박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논박은 '젠더 갈등'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갈등은 실제로 문제가 있는 당사자들끼리의 다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젠더 '갈등'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세대 갈등', '지역 갈등'과 같이 지배 권력의 프레임 안에서 의도된 책임 전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박들이 젠더를 둘러싼 사회 구조를 간과하거나 너무 쉽게 긍정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상대를 비하하고 깎아내리는 행동은 결국 망가진 생태계는 보지 못한 채, '너 때문이야'라며, 눈 앞에서 함께 힘들어 하는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는 미성숙한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특정 성별이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성별이 더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는지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통계화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원인과 결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대상은 상대의 성별이 아닌, 프레임과 프레임을 쥐고 있는 권력자가 되는 것이 정확하다. 이러한 '갈등'의 프레임은 절대적 사회 구조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은밀한 전략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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