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이다. 2022년 한 해를 결산해보고자 한다. 올해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부분은 글쓰기와 개발 공부 그리고 투자와 파이프라인 정리였다.
블로그 포스팅 340개
2022년 한 해 동안 이곳 블로그에 135개의 글을 썼다. 다른 블로그에는 205개의 글을 썼는데 모두 합치면 340개의 글을 썼다. 1일 1포스팅을 계획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거의 하루에 1개의 글을 쓴 셈이다. 하나의 글을 쓰는데는 짧게는 30분에서 2-3시간이 걸리는데, 돌이켜보니 매일 시간을 내서 글을 썼던 거 같다. 340개라니! 이정도면 거의 1일 1포 아닌가! 블로그를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다.
타임라인 회고
작년 말부터 연초까지 개발 부트캠프에 다녔다. 생각만하던 개발을 제대로 공부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만만치 않았던 수강료가 아깝지 않았던 선택이었다.
4월에는 아버지와 제주도 여행을 갔다. 부자가 함께한 첫 여행이었는데, 여행지에서 새로운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아 인터뷰를 봤다. 결과는 합격. 연봉 X천을 받으며 새로운 회사에서 원격 근무로 일을 시작했다.
5월에는 발리로 떠났다. 이 때 처음으로 해외에서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하는 노마드 라이프를 체험할 수 있었다. 현지에서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지만, 좋은 인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삼한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7월에 귀국해 본가에 머물렀다. 8월에 다시 상경. 작업실을 구하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9월에는 퇴사를 했다. 돈 때문에 일하는 게 얼마나 나랑은 맞지 않은 일인지 체감했다. 퇴사 후에는 다시 개발 공부를 시작했고, 사이드 프로젝트 개발을 시작했다.
10월에는 2주 동안 방콕 여행을 다녀왔다. 이후에는 러닝을 시작했고, 풋살도 나갔고, 독서 모임과 밋업도 나갔다. 그 와중에 소개팅도 몇 번 했다. 하하.
11월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모두 정리했다. 팀원들이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끝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함께 모여 술 한잔하며 깔끔하게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선언했다. 이후로는 혼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2월. 오전에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고, 오후에는 개발을 하며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매주 교회에 빠지지 않고 나갔고, 나와 비슷한 결을 추구해가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얼굴을 비췄다. 노마드, 파이어, 프리랜서, 솔로워커 같은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었다. 주변에는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없어 어째 혼자 이상한 삶을 추구하는 거 같았는데, 수백 수천 명이 모인 커뮤니티에 들어가니 이제서야 제대로 된 곳에 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투자
프리랜서 생활을 결심한 이후부터 줄곧 이 삶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곳에 직접적으로 그러한 생각을 나눴던 적은 없지만, 어쨌거나 경제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 자유와 궁극적으로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지난 4년간 나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작년에는 유동성 장세의 힘을 입어 앞으로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데 걱정을 크게 덜어 줄 정도의 과분한 수익을 얻었다. 올해는 여러모로 장세가 좋지 않았지만, 연초대비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돌이켜보니 올 한해는 보수적으로 투자금을 운용하기로 한 것이 참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다.
파이프라인
이 글을 적고 있는 블로그 방문자는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300-400명이다. 다른 블로그에는 총합 5백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는데 모두 합치면 하루 800-900명 정도가 된다. 구글 애드센스 수입은 미약하지만, 제휴 마케팅으로 인해 쏠쏠한 수입을 얻고 있다. SEO를 공부하고 체득하며 구글 상위 검색 키워드를 다수 확보했는데, 올해는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며 단단한 파이프라인들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개인적 성장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의 성장 포인트를 정리해보자면, 올해는 나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해였다. 나는 ‘쓰는 사람’이다. 나는 블로그를 쓰고, 번역문을 쓰고, 코드를 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고, 또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성격이고 무엇을 선호하고 무엇에 취약한지도 알아갈 수 있었다.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이 종종 내게 불안하지 않냐고 묻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불안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고 답하게 되었다.
2022년 최종 정리
2022년. 1년 동안 1일 1포스팅에 가까운 340개의 글을 썼다. 부트캠프에서의 개발 공부, 새로운 회사에서의 업무 시작, 여행, 퇴사와 사이드 프로젝트 등 다이나믹한 도전들을 하며 한 해를 보냈다. 목표했던 개발과 애드센스로 새로운 파이프라인 창출하고자 했던 바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기존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한 해였다.
솔직히 말해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올 한 해 뭘 했나 싶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정리해보니 그래도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생각해보면 올해 손목과 손가락이 너무 아파 타자를 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있기도 했다. 견디고 견디다 병원에 갔고, ‘이러다 큰일나요, 좀 쉬엄쉬엄 하세요’라는 말에 워라벨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임을 깨닫게 되었다.
올 한해는 ‘드디어 내 삶에도 꽃이 피는구나’ 싶은 한해였다. 안타깝게도 가족과 친구들을 더 돌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워낙 내가 잘 못하는 거기도 하지만, 이 또한 핑계이리. 내년에는 조금 더 여유롭고 따뜻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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