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많은 시간을 여행을 하며 보냈다. 두 번의 워킹홀리데이가 두 개의 큰 축이었고, 이후 배낭 여행, 자전거 여행 등을 하며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유로운 여행을 했다. 여행 길에서 매번 나 자신이 가장 중요했다. 그런데 이번에 떠나게 되는 여행의 무게 중심 축은 '나'가 아닌 '콘텐츠 생산'으로 기울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는 결코 밥 벌어 먹고 살 수 없다는 이치를 이제서야 조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여행 작가이자 유튜버를 위한 도전이다. 글쓰기와 사진은 그래도 꾸준히 해왔던 일들이라 잘 쓰고, 잘 찍진 못해도 내 실력이 어느 수준인 줄은 알고 있다. 그래서 내 위치가 어디쯤인 줄도 알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도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유튜브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있다. 누구나 할 수 있어 보이지만, 결코 누구나 할 수 없는 유튜브. 그런 유튜브를 시작하기 위해 강의를 듣고 있다.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한 두 시간 강의를 들으면, '할 수 있어! Be your self!' 라는 응원에 심취되곤 하는데, 잔뜩 고취된 상태로 다른 유튜버들의 영상을 탐방하러 나설 때면 다들 왜 이렇게 텐션이 좋고, 구성도 좋고, 편집도 좋고, 센스도 좋은 걸까 싶어 하아-하는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쟁쟁한 그들 속에서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이제 한국을 떠나기 까지 한 달 정도 남은 거 같다. 며칠 전에는 인도로 가는 비자를 받았다. 생애 첫 직구 물품인 고프로도 날라오는 중(세관에서 갑자기 8만원을 더 내라해서, 문의해보려는데 아마 고스란히 내야할 거 같습니다.)이고, 그저께는 중고로 X100F(카메라)도 마련했다. 이제 튼튼한 배낭을 구비하고, 항공권만 예매하면 굵직한 준비들은 거의 끝날 것 같다. 물론, 구체적 여행 루트, 세세한 준비물들을 준비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들겠지만 말이다.
이제까지의 모든 여행은 생각지 못한 곳으로 나를 이끌곤 했다. 그렇다면 이 길은 어디로 이어질까.
'여행 > 🌎 세계 여행기 S1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돈의(?) 뉴델리 입성 ⏐ 인도 여행 ⏐ 세계 여행 D+1 (0) | 2020.01.17 |
---|---|
해외 여행과 전자기기, 그리고 여행 ⏐ 여행 에세이 ⏐ D-31 (0) | 2019.12.16 |
빠이, 여행의 이유 ⏐ 여행 에세이 ⏐ 세계 여행 ⏐ D-57 (0) | 2019.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