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주간의 칩거 생활을 마치고 다시 하늘길에 올랐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잘 다녀오라는 가족들의 따뜻한 배웅과 함께 인천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기사 아저씨는 '제가 빠른 길로 잘 안내할게요' 하시며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버스를 모셨는데, 결론적으로는 예상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다.
한국에서 태국으로
세 달 간의 발리 생활을 계획하고 떠나가지만 짐은 많지 않았다. 기내용 캐리어 하나. 그리고 노트북 가방 하나. 이마저도 옷 몇 개를 더 챙겨오느라 욕심을 부린 터라 짐이 늘어난 거고, 실은 저번처럼 손에들 수 있는 가방 하나만 가져가려 했다.
비행기는 출발이 지연되었고 기내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목적지는 발리였지만 방콕에 이틀간 머물다 간다. 발리로 가는 직항 비행기는 현재 대한항공 하나 뿐인데 편도 80만원에 7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방콕으로 가는 제주 항공 13만원. 방콕에서 발리로 가는 비엣젯 18만원. 항공료는 이렇게 50만원 가량 절약이다. 게다가 잠시 방콕 구경도 할 수 있고 말이다.
그런데 잘못 생각한 것도 있었다.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곰곰이 다시 살펴보니 방콕까지 무려 6시간이 걸렸다. 연착 시간까지 합치면 거의 발리로 가는 시간이나 마찬가지. 방콕에서 발리까지는 또 4시간이 걸린다. 요금과 시간을 모두 절약할 수 있는 베스트 옵션은 베트남 호치민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호치민 공항은 붐벼서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음에도 비행기를 놓칠 뻔 한 경험이 있어 패스했다.
늦은 저녁 방콕 도착
자정이 넘긴 시각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1층으로 나와 그랩으로 호텔로 가는 택시를 불렀다. 기사 아저씨가 도착해서는 4층으로 올라오라고 하셨다. 새벽 1시. 100킬로가 넘는 속도로 공항을 빠져나오는 쏜살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방콕에서 이틀 간 묵을 숙소는 갤러리아 10. 한국인들이 참 많이 오는 곳인데 1박에 4만 가량하는 쏘쏘한 호텔이다. 아속역 근처여서 터미널 21까지 걸어다니기가 좋아서 선택했다. 혼자 머물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곳이다.
방콕 여행 팁
참, 이번에는 핀다이렉트라는 알뜰폰 업체에서 로밍을 하고 왔는데 잘 터졌다. 1달 동안 3만원 가량을 내면 매일 500MB 데이터를 준다. 3대 통신사에 비하면 무척 저렴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대신 번호는 없어서 전화랑 문자는 기존 휴대전화로 해야 한다. 1일 차에 벌써 데이터를 다 써버려서 이후 350kb 무제한 아닌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로 간신히 그랩을 불러 다니고 있다.
그리고 EXK 카드를 만들어 오기도 참 잘했다. 태국은 ATM 출금 시 해외 카드를 이용하면 수수료 1만 5천원 가량을 부과한다. 바트를 한 두 번 뽑는 것도 아니고 지난 번 여행 때 수수료만 10만원으로 낸 거 같다. 다만, 이런 수수료를 절약할 방법이 있었으니 우리 은행의 EXK 카드로 출금하는 것이다. EXK 카드로 출금하면 300달러 이상 인출 시 수수료 5백원 그 이하는 1천원으로 훌쩍 내려간다. 아주 혜자스러운 카드다.
그나저나 방콕 무지 덥다. 걷다가 숨이 턱턱막혀 온도를 살펴보니 35도다. 너무 더워서 밥만 얼른 먹고, 타이 마사지 받고, 동네 구경 잠깐 하다가(할 거 다함) 숙소로 돌아왔다. 예상치 않게 좋은 의자와 책상, 그리고 조명이 있어서 만족스럽게 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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