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 집을 구하게 된 계기
이번이 세 번째 발리 입국이었다. 처음 발리에 왔을 때는 그저 너무 좋아서 풀빌라도 살아 보고, 에어비엔비에서 무작정 한 달 예약을 진행해서 지내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여행 경비를 정산해 보니 숙박비로 2~300만 원 이상이 지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가 그래던가. 어느 유튜버였는가. 어느 블로거였던가. 발리에서 서울 월세 수준이면 풀빌라를 구할 수 있다고 했던 자가. 전혀 그렇지 않다. 적어도 두 배 아니 세배 이상의 금액이 있어야 발리에서 풀빌라를 구할 수 있고, 일반적인 발리의 한 달 숙소 가격도 원화 기준 70만 원에서 100만 원가량이 넘어간다.
다음은 11곳의 발리 숙소를 직접 돌아보고 가격 및 컨디션을 비교해 본 내용이다.
발리에서 집 구하기까지의 우여곡절
첫 번째는 스미냑에 있는 호텔이었다. 호텔 방을 한 달 동안 빌려 주는 방식이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첫 방문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가격은 9백만 루피아.
다음은 온라인에서 우연히 발견 해 방문한 곳이었다. 아래층의 좋은 방들은 모두 나간 상태였고, 위층의 작은 방들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가격은 2.8백만 루피아로 정말 저렴했는데, 상태가 조금 신경 쓰였다. 아무래도 오래 지낼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방문한 곳은 이제까지 방문했던 곳 중에서 가장 좋았다. 공용 풀도 있었다. 내부도 널찍했고, 방을 소개해 주시는 리셉션 직원분도 꽤나 친절하셨다. 가격은 6.1백만 루피아로 나쁘지 않았다.
네번째로 방문한 곳은 코워킹 스페이스였다. 힙합 인테리어가 디자인이 나쁘진 않았는데, 무엇보다도 방에 데스크도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가격이 9.5백만 루피아 정도로 다른 곳에 비해 비쌌다.
다음은 전에 에어비앤비로 한 달 동안 머물렀던 빌라였다. 당시에는 9백만 루피아 정도를 냈던 거 같은 데, 방문해서 물어보니 7.5백만 루피아면 가능하다고 했다. 문제는 지금 방이 없다는 것.
여섯 번째로 들른 곳은 문전박대를 당했고(사실 박대는 아니었고 주인 분께서 친절하게 지금은 방이 없다고 하셨다), 일곱 번째로 들른 곳도 방이 없다고 했다. 아, 정말 방 구하기 쉽지 않구나. 나쁘지 않았던, 그러나 그리 좋지도 않았던 이전 방들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걸까?
다음 날 아침. 다시 방 뷰잉을 시작했다. 여덟 번째로 본 곳은 깔끔한 호텔이었는데, 무작정 들어가 물어봤다. 괜찮아 보였는데 아쉽게도 한 달 살기를 위한 방 가격은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홉 번째로 방문했던 곳은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곳은 건물이 컨테이너였고, 위치가 공용 풀 바로 앞이라는 점이 걸렸다. 그리고 컨테이너 건물이다보니 방 구조가 정말 특이하게 세로로 무척 길었다. 나쁘진 않았는데 결론적으로 이곳에 가진 않았다. 가격은 7.5백만 루피아 정도로 기억한다.
열 번 째로 들른 곳은 한 때는 명성을 자랑했을 법한 그러나 이제는 저 먼 골목에서 다소 애처롭게 투숙객을 기다리는 그럼에도 당시의 위엄을 조금은 품고 있는 듯한 빌라였다. 위치가 좋지는 않았고, 방이 잘 관리되고 있지 않은 느낌이었다. 가격은 1천만 루피아.
열 한 번째 방문에 마침내 정말 괜찮은 곳을 찾았다. 짱구에 있는 곳이었는데 7백만 루피아에 원하는 방을 구할 수 있었다! 깔끔한 숙소 내부와 친절한 주인 분. 그리고 수영 대회를 열어도 좋을 법한 널찍한 풀. 이제까지 돌아본 열 곳의 숙소 중 이렇게 좋은 곳은 없어 보였다. 집 주인과 얘기 하여 며칠 뒤에 입주 하기로 했다.
발리 한 달 살기 집 구하는 3가지 방법
발리에서 한 달 살기 집을 구하는 방법은 그게 3가지 정도가 있을 거 같다.
첫번째는 온라인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고다 또는 에어비앤비에서 한 달 단위로 검색하면 한 달 특가를 제공하는 숙소들을 볼 수 있다. 다만, 현지에서 구하는 것보다 조금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장점은 한국에서 미리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는 점, 힘들게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은 직접 숙소를 보지 못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시도해 보려고 몇 군데 문의를 했는데, 한 달 살이를 위한 방 중개를 하는 곳을 찾지 못했다. 참고로 발리에는 에이전시에 등록되지 않은 로컬 숙소들도 정말 많다.
세 번째 방법은 직접 발품을 파는 것이다. 가장 힘들지만 직접 방을 볼 수 있고, 최적의 가격으로 발리 한 달 살기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정말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꾸따, 스미냑, 짱구를 누비며 3일 동안 거의 백키로 가까이 바이크를 탔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지막 열매는 달콤했다.
이상으로 발리에서 집을 구하기 위해 11곳의 숙소를 방문해 본 내용을 정리해봤다. 발리 한 달 살기를 위한 숙소 가격은 위치 및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750만~900만 루피아 정도로 추정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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