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와 재미는 종종 반대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어떤 일은 의미는 있지만 재미는 없고, 의미는 없지만 재밌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미와 재미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시야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딱지 치기를 좋아했다. 당시 초딩들 사이에서는 복도를 한 가득 관중들로 메운 시끌벅적한 딱지 치기 대회가 열리곤 했다. 당시엔 좋은 딱지를 뽑아보겠다고 여러 문방구를 전전하고, 집에 와서도 딱지 생각만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딱지 치기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딱지를 잘 치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의미있고, 또 재미있는 일이었다. 결국 의미와 재미는 '시간 속의 상대적' 개념인 것이다.
오늘날 의미는 종종 '경제적 가치'와 동일한 의미로 통용되는 거 같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불가피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다 넓은 시야를 갖고 바라본다면, 경제적 가치는 '자본주의 중심 관점'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덜 의미 있고, 또 덜 재미있는 것이 될 수 있다. 결국, 의미와 재미는 살아가는 동안의 각자의 시야의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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