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면접을 보는데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원하는 걸 솔직히 말해달라고요. 그래서 잠깐 당황했어요. 면접을 보는데 최종 면접이었고, 제게 중국에 있는 상해에 와서 팀과 함께 일할 수 있냐고 물어봤던 참이었거든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힘들겠지만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사실 마음 속으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요. 그럼에도 최종 면접까지 봤던 이유는 그쪽에서 제게 관심이 있어서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팀에게는 제가 가서 함께 일하는 게 더 좋으니까 팀장님은 제게 그렇게 물어보셨고, 저도 같이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터라 마음에 없는 소리라도 일단 했던 거죠. 그런데 그러시더라고요. 원하는 거 솔직히 말해달라고요. 진짜 원해서 상해에 오는 거 아니면 의미가 없을 거라고.
현재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어떻게 보면 한가하고,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가 좀 있긴 한데 사실 정말 일할만한 곳이긴 해요. 특별한 성과에 대한 압박 없이 번역가로서 맡은 일을 해내면 되긴 하거든요. 그런데 다른 브랜드 매니저들에게는 성과 압박이 좀 심해요. 제가 보기엔 모두 다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나오지 못하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식의 뉘앙스가 팀에 풍겨져서 괜스레 옆에서 부담이 느껴지는 곳이에요. 솔직히 말해 팀이 현상 유지는 하되 앞으로의 미래는 잘 보이지 않는 거 같아요. 그럼에도 제가 머물러 있는 이유는 월급을 많이 주기 때문이죠.
함께 일하고 싶은 팀
제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일이 아니라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팀장이 이끄는 팀이에요. 포지션에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뽑았다면 이제 믿고 맡겨야 할 차례죠. 서로가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과 팀워크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면접을 보다가 팀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혹시 프리랜서나 다른 형태의 업무도 관심이 있냐고. 솔직히 말씀해 달라고 이전에 말씀하셨기 때문에 말씀드렸어요. 현재 다른 곳에서도 프리랜서 오퍼가 많이 오지만 하지 않고 있다고요. 제가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원을 찾기 위해서라고요.
터닝포인트
1시간 가량의 인터뷰가 끝났어요. 팀장님은 제 생각엔 꽤나 긍정적이었던 거 같은데, 결과는 아직이에요. 어쨌거나 좋은 면접이었어요. 제가 원하는 걸 솔직히 말하고 방향과 결이 맞는다면 팀으로 함께 합류할 수 있다는 거.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그럴 수도 있는 거 같더라고요. 앞으로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앞으로의 선택들에 있어서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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