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닝을 하고 있어요. 상수 나들목에서 마포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을 따라 3킬로미터를 뛰어요. 한두 번 뛰다 보니 벌써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러한 반복에 애써 실망하지 않으려 해요. 솔직히 말해 같은 풍경은 지루해요. 그런데 저는 풍경을 보러 나온 것이 아니라 러닝을 하러 나간 것이거든요. 달릴 때의 숨가쁨과 달리고 난 다음 주어지는 상쾌함과 명료함이 좋아서 말이죠. 보이는 풍경보다는 달리는 몸에 집중할 때 달리는 일이 새롭게 느껴져요.
현재 제 러닝 페이스는 5’50”에요. 초반엔 조금 빠르게 뛰지만 돌아올 무렵에는 체력이 떨어져서 천천히 뛰어서 나온 평균치예요. 체력이 된다면 조금 더 열심히 뛰면 되고, 힘에 부친다면 페이스를 낮춰서 천천히 뛰면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제 나름의 페이스대로 끝까지 달리는 거죠. 처음엔 저도 제 페이스를 잘 몰랐어요. 그런데 기록을 하며 뛰다 보니 5'50"이라고 페이스를 알려주더군요. 그렇게 뛸 때 저는 가장 기분이 좋아요.
뛰다 보면 많은 게 해결돼요.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일단 뛰어보자가 되어 있죠.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뛰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돼요.
프리랜서와 1인 기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어디까지 어떻게 어느 정도의 속력으로 뛸지 스스로 계획하고 직접 시도해봐야 하거든요. 그런데요. 정말 고심 끝에 하기로 했다면, 이미 퇴사도 해버렸고, 또는 이 길이 정말 더 나은 거 같아 선택했다면 (방향을 정했다면) 이제는 목표 지점까지 달려갈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을 차례예요.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방향과 속력이 모두 중요하니까요.
지난 레터에서 '의심하지 말고 꺾자'고 적었죠. 이제 여기에 한 마디를 더 하고 싶어요. '꺾었다면 달리자'고요. 선택까지 마쳤다면 충분히 고민했다는 반증일 거예요. 이제 생각을 잠시 내려두고 운동화를 신기로 해요. 나만의 러닝 페이스를 발견 해나가 보기로 해요. 처음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결국에 내게 꼭 맞는 러닝 페이스를 찾는다면 달리는 일이 싫지만은 않을 거예요.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풍경 속에서도 새로움을 느끼며 즐겁게 달릴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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