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정말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인 거 같아요. 철학적이기도 한 이 말은 거의 모든 젊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정언처럼 작용하고 있죠.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이 말을 믿으며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정말 우리 안에 답이 있을까요?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무언가를 들을 수 있을까요?
한 때는 모두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절대로 둥근 지구를 생각하지 못했고, 또 그러한 현상을 인식하지도 못했어요. 자기 안에 있는 너무도 확고한 신념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걱정했어요. 바다 멀리 나아가면 어느 순간 바다가 뚝 끊겨서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요. 그러나 지구는 결코 평평하지 않았고, 아무리 바다 멀리 나아가도 결코 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누군가는 지구 한 바퀴를 항해하고 돌아오기도 했죠.
우리의 생각과 사고는 ‘평평함을 주장’하는 이러한 시대적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질문은 우리 존재보다 훨씬 거대하고 압도적인 것일 수 있고,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안목이나 생각과 사고를 통해서는 좀처럼 답을 내리기 힘들 때가 많죠. 스스로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앞으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될지 100%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잖아요. 결국 경험해가면서 조금씩 새롭게 고쳐나갈 수 있을 뿐이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개인적인 질문이 아니라 사회적인 질문이에요. 실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에 따라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하는 질문과 상당히 비슷한 맥락에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질문은 사실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가 되어야 할 수 있어요. 우리는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려 할 것이고, 그것이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 즉, 내가 좋아하는 것이 되는 것이죠.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오래 그리고 깊게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의 내면에서만 답을 찾아내려 전전긍긍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그러한 과정에서 초조함이라는 감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각과 감정은 위치와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어지는 선택과도 맞물려 있죠.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있나요? 모든 답을 내 안에서 찾으려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해요. 어쩌면 답은 내 안에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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