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정부와 언론은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아름답게 각색(?)하여 많은 이들의 도전 의식을 고취시킨다. 그런데, 2008년 온라인 선물가게 그로멧을 창업했던 줄스 피에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론에서 말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은 잊으세요. 대부분 거짓말입니다. 스타트업 중 절반은 1년 안에 망합니다.
스타트업 하지 마세요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을 이야기해줄 것 같은 이 책의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스타트업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이는 단지, 시간을 낭비하는 가벼운 실패가 아니라 사업 자금 또한 함께 낭비하는 큰 실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스타트업의 종착지라할 수 있는 화려한 투자 유치 후, 기업 매각에 이르는 과정은 무척이나 험난하며,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5년 차 생존율 35%의 문턱에 걸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누구든 얼마나 훌륭한 재원을 들고 있든 간에 가급적 창업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만약 나도 모르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어쩔 수 없다. 뭐가 됐든 끊임없이 기름을 붓고 맹렬히 태워 끝내 장렬히 산화하겠다는 마음으로 달려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 양민호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미디어숲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우리는 스티브 잡스나, 서정진이 아니라고.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시작하려 한다면, 정말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업계 현실에 대한 인식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스타트업 업계와 시장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들을 직시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이들은 흔히 너무 쉽고, 무모하게 도전하고, 너무 쉽고, 빠르게 무너진다. 열심히 노력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구루들의 말을 믿고, 의지를 다시 다져보지만 결국 시간과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무너지기가 쉽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스타트업 업계 또한 이 피바람 부는 자본주의 세계의 한복판에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우리의 희망과는 달리 이 스타트업 업계 또한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존재한다.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이렇게 제대로된 현실을 알려주며, 잔뜩 겁을 먹게 만든 저자는 그래도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이 있긴 있다고 말해준다. 저자에 따르면 성공한 기업들은 '자신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창업했으며, 소정의 성과를 거둔 후 현금 흐름과 외부 투자자금으로 기업을 더 성장 시켰다.'
또한, 스타트업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 현금 흐름의 중요성 - 투자를 기대하지 말고 기업의 현금 흐름을 확보해라.
- 마니아층을 확보하라
- 최소한의 안정망을 확보하라 - 최소 생활비 정도는 어딘가에서 나와야 한다.
실패는 과연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있을까
흔히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실패로부터 배운다고 하여도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들의 상황을 스타크래프에 빗대보자면, 이곳은 시간이 미네랄이 무한한 무한맵이 아니라 제한된 자원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4:4 헌터 정도가 될 것이다. 아니지, 어쩌면 1:7 정도가 현실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계속되는 실패에서 배우고, 개선점을 찾아 간다면, 결국 1:7 헌터 맵의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퇴사 후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하며 5년 후 자신에게 편지를 남겼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시점에 스타트업 기업을 매각하고, 그 때의 자신에게 다시 편지를 썼다. 자신에게 다시 쓰는 편지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네가 크게 실수한 게 있어. 종잣돈도 중요하지만 넌 나와 함께 사업할 사람을 모았어야 해.'
안타깝지만, 우리는 무한맵이 아닌 헌터에서 플레이 중이다. 미네랄(종잣돈)은 무한할 수 없고, 결국 1:7 상황에서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더 많은 '우리' 팀이 필요하다. 결국, 2:6 헌터나, 3:4 헌터나, 4:4 헌터가 되어야 승산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 곧 다가올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는 저자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해본다. 스타트업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제 시작하는구나. 네 앞에는 무수히 많은 실패가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리고 여러 번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할 거야. 그러나 용기를 가져도 돼. 실패는 그 때 뿐이고, 눈물같은 강 위에 떠내려간 기회는 다시 찾아오거든. 괜찮아. 잠자리에 들며 회복을 청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 다시 시작하렴. 널 응원해. - 양민호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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