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

    [온더 로드 ④] 리밸런싱

    투자에서는 주기적인 리밸런싱이 필수적이다. 일부 자산군에만 투자를 하면 관련 산업군에 위기가 오면 자산 가치가 크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경제적 자유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위험 감수도를 낮추고 보다 안전하게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저점 부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 자산을 대부분 매도하고 안전 자산으로 옮겨갔다. 여기에는 인생 선배인 아버지의 말씀이 컸다. 인생에도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행해오던 일들에 시간과 노력을 무조건 몰빵하지 않고, 적절히 다음 섹터로 이동해 가는 결심과 실천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한 곳에서 평생 일하며 살아가지 않을 것이라면. 프리랜서나 N잡러, 비즈니스맨으로 살아갈 것이라면 더욱 더.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고 싶은 거창..


    [온더 로드 ③] 세 번째 발리 입국

    태국 방콕에서 비행기를 타고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대로 가니 도착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이 전보다 훨씬 많아진 듯 했다. 세 번째 발리 입국이었다. 한 시간 가량 걸려 도착 비자를 수령하고, 세관 신고를 마치고 공항을 나왔다. 다음에 발리에 도착 비자로 온다면 1) 전자 도착 비자를 사전에 신청하고 2) 공항에 도착해서는 기다리며 전자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면 입국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거 같았다. 덴파사르 공항을 나와 그랩을 부르려는데 한 택시 기사가 다가왔다. 대뜸 그랩 화면을 보여주면서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가성비 좋은 나의 호텔 아라나로 간다고 했더니 주소를 찍어서 20만 루피아가 조금 못되는 금액을 보여줬다. 그러더니 동일한 금액에 가자고 한다. 대기 시간..


    [온더 로드 ①] 방콕에서 1박 2일

    근 3주간의 칩거 생활을 마치고 다시 하늘길에 올랐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잘 다녀오라는 가족들의 따뜻한 배웅과 함께 인천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기사 아저씨는 '제가 빠른 길로 잘 안내할게요' 하시며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버스를 모셨는데, 결론적으로는 예상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다. 한국에서 태국으로 세 달 간의 발리 생활을 계획하고 떠나가지만 짐은 많지 않았다. 기내용 캐리어 하나. 그리고 노트북 가방 하나. 이마저도 옷 몇 개를 더 챙겨오느라 욕심을 부린 터라 짐이 늘어난 거고, 실은 저번처럼 손에들 수 있는 가방 하나만 가져가려 했다. 비행기는 출발이 지연되었고 기내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목적지는 발리였지만 방콕에 이틀간 머물다 간다. 발리로 가..


    인도 여행 후기, 그리고 예기치 않은 귀국 ⏐ 세계 여행 D+68

    지독한 편견을 갖고 시작했던 인도 여행 후기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돌아본 나라라고는 인도 하나가 전부이지만, 이번 여행은 인도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호기심과 경계의 대상이기만 했던 인도인들의 삶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되며, '인도인'이기 이전의 인도 '사람'으로서 그들 삶의 결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른 새벽, 기차 안을 누비며 사모사와 짜이, 물병들을 분주하게 파는 이들. 역을 나서면 어김없이 달려들어 '마이 프렌드'라고 외치며 목적지를 물으며 달려드는 릭샤 운전수들. 정찰제가 아닌 물건을 살 때면, 세 배, 네 배 이상은 일단 부르고 보는 뻔뻔한 상인들. 그리고, 그들이 아버지, 또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들. 첫 인도 여행에서는 사기를 당했고, 그..


    취중진담 ⏐ 인도 여행 ⏐ 세계 여행 D+55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에 자꾸만 눈물이 고이려 했다. 이제껏 약한 모습을 보인적 없는 그가 그토록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누군가 눈물을 보일 때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기에 그저 가만히 옆에 있는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여행이라는 건 떠나면서 동시에 돌아가는 일이리라. 상처로부터, 아픔으로부터 벗어나 조금 더 괜찮아진 채로, 아니 어쩌면, 지난 경험들을 조금은 희미하게 만들어 줄 더 괜찮은 경험, 기억들과 함께 말이다. 그와 맥주를 마시며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눈다음 숙소로 돌아왔다. 누군가의 지난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러니까 지난 시간의 궤적을 어제와 같은 오늘의 모습에서 발견하게 될 때면, 관계는 한층 애틋해지곤 한다. (관계에 있어..


    [스리랑카 여행] 스리랑카 e비자/ 전자 비자 신청 방법: 사이트 안내 및 승인 후기

    안녕하세요. 여행자 휘입니다. 오늘은 스리랑카 e비자/ 전자 비자 신청해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스리랑카를 여행하시려는 분들은 공항에 도착해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도착 발급 비자가 중지된 상황입니다. 또한, 현재는 한시적 비자 신청 요금 면제(~2020년 4월)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의 경우에도 도착 비자($40)보다 전자 비자($35)가 5달러 저렴합니다.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돈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전자 비자를 신청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스리랑카 e비자 전자 비자란? 스리랑카 e비자/ 전자 비자(ETA)는 스리랑카에 단기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한 전자식 비자입니다. 전자 비자 소지자는 최대 30일간 스리랑카..


    함피 여행: 무너진 옛 왕조의 폐허 둘러보기 ⏐ 인도 여행 ⏐ 세계 여행 D+45

    론리플래닛이 뽑은 최고의 인도 관광지 함피. 어떻게, 이 자리에, 이렇게 있는지 당췌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바위들과 옛 왕조의 건축물들이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다. 함피 역사 함피는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인도의 마지막 힌두 왕조인 비자야나가르(Vijayanagar)의 수도였다. 현재는 관광객들을 위한 유적지(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이자 히피들의 성소가 되었지만, 당시엔 5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던 곳이라 한다. 당대 뛰어난 건축물들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불렸다고 한다. 비자야나가르는 인도의 최대 힌두 제국이자 마지막 제국이었는데, 마두라이 술탄과 치열한 전투 끝에 남인도에서 이슬람 제국을 몰아냈다. 이후 15세기 말 포르투갈의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신항로를 개척..


    함피, 호스펫, 마이소르 ⏐ 인도 여행 ⏐ 세계 여행 D+49

    인도 함피를 떠나 지금은 마이소르에 있다. 함피 여행에 대해 쓸말은 많으나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니 간략히 어제와 오늘 하루에 대해 기록해 두려 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것들이, 단지 내게서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서 사라진다는 것이 어딘가 아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호스펫에서 슬리핑 버스 타고 마이소르 함피를 생각보다 일찍 떠나게 된 이유는 호스펫으로 저렴한 값에 데려다 준다는 릭샤 아저씨 때문이었다. 호스펫에도 어디 죽치고 있을만한 곳이 있겠지 하고 기차 출발 8시간 전에 호스펫에 왔는데. 웬걸, 카페에 가도 눈치가 보여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기차역에 들어가서 가방을 베고 꾸벅꾸벅 졸다가 깨곤했다. 아, 릭샤 아저씨가 왜 싼 값에 데려다 준다 했냐면 말이다. 릭샤가 고장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