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정너, 계절 ⏐ 일상 에세이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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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아침 해가 뜨는 시각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직은 쌀쌀하지만 입춘이 지났고, 어쩌면 저 남쪽 어딘가에는 매화가 피었을지도 모르겠다. 계절은 답정너라 좋다. 이제 겨울의 끝자락이야. 그러네. 많이 추웠지? 곧 봄이야. 응. 계절은 하나의 섭리다. '그러네, 응.'이라고 긍정하며 대답하며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속절없이 다가와 안착하는. 작년 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나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가끔은 혼란스럽다. 아니, 꽤나 자주 혼란스럽다.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와중에 변화하는 계절은 내게 작은 확신과 위로를 준다. 꽃은 피고 지고, 나무는 자라고 죽으며, 계절풍 또한 불어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