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구체적인 일상의 모습들 ⏐ 60 ⏐ 일상 에세이

    어제는 교회에 갔다가 소모임에 출석했다. 처음 만나는 구성원에 집에 초대를 받았고, 그곳에서 진저 브레드 하우스를 만들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임에 조금 힘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어색함도 없잖아 있었고, 영어로 이야기를 했던 터라 몇 시간 지나니 머리가 좀 아팠다. 그럼에도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라이프 셰어링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는 모였었는데, 삶을 나누는 방법은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관념적인 일 뿐만 아니라 함께 같은 공간에 모여 구체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괜시리 생각이 많아졌고, 그대로 집에 들어가려다 근처의 바에 갔다. 이미 몇 번 방문 했던 곳이라 사장님과 안면이 있었고, 위스키를 마시며 이런저런 근황 얘기를..


    [집무실 레터 ⑫] 비슷한 결의 커넥션 만들기

    안녕하세요. 휘입니다. 오늘은 지난 레터에서 말했던 ‘커넥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전에 저는 프리랜서의 고충과 단점이라는 글을 적었던 적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프리랜서의 큰 고충 중 하나는 ‘혼자’라고 적었던 적이 있어요. 이건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프리랜서와 1인 기업의 숙명이기도 한데요.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이 되기로 하는 것은 결국 혼자서 일하기로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처음에는 좋을 수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힘들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이죠. 저도 그랬어요. 코로나 이전부터 재택 근무를 했던 저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거의 원하는 때에 출근하여 거의 원하는 때에 퇴근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러한 생활이 6개월 이상 이어지다보니 문득 시끌벅적한 조직의 소속..


    행복에 대하여 ⏐ 59 ⏐ 일상 에세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렇게 사세요'하고 말하는 책들을 읽을 때면 혼란스러워진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데 저자가 제시하는 말들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충돌할 때, 그것도 방대한 논리와 근거로 나를 설득해올 때, 어딘가 잘못된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은 좀처럼 보지 않는다. 애초부터 우리는 다른 삶의 맥락에 놓여있고, 또한 행복에 대한 정의도 다른데 과연 그대의 말이 내게 얼마나 유효할 수 있을까? 인생은 수학이 아니라 문학에 더 가까울 것이라 믿는 나는 행복과 삶에 대한 명쾌한 성공 방정식보다는 황량한 삶의 한복판에서 써내려간 누군가의 진실한 고백 앞에 멈춰서서 더 많이 다짐하고 결심하고 싶어진다. 사실 행복은 내 삶..


    [집무실 레터 ⑪] 혼란 속에서 균형을 찾기

    사실 지난번 레터를 쓰고 조금 걱정이 됐어요. ‘정답이란 게 꼭 내 안에 있는 건 아닐 수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기존의 집무실 레터에서는 대부분 내 안의 목소리를 따라서 나만의 정체성을 갖고 루틴을 가지라고 뉘앙스로 말했던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도 ‘정말 내 안에 답이 있을까?’라는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메시지를 공유했던 건 지난날에 제가 겪었던 시간 낭비를 누군가는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었어요. 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분명 유한하고 또 언제 갑자기 없어질지 모르는 너무도 소중한 것이잖아요. 그래서 시간을 가장 현명하게 쓰는 것이 프리랜서나 1인 기업에 꼭 필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가장 많은 ..


    [집무실 레터 ⑩]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있나요?

    오늘날 우리가 정말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인 거 같아요. 철학적이기도 한 이 말은 거의 모든 젊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정언처럼 작용하고 있죠.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이 말을 믿으며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정말 우리 안에 답이 있을까요?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무언가를 들을 수 있을까요? 한 때는 모두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절대로 둥근 지구를 생각하지 못했고, 또 그러한 현상을 인식하지도 못했어요. 자기 안에 있는 너무도 확고한 신념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걱정했어요. 바다 멀리 나아가면 어느 순간 바다가 뚝 끊겨서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될 것..


    [창업 공부] 10. 브랜딩의 방향성과 목표

    오늘날처럼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도, 지식도, 권력도 많은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진정성 있게 브랜딩을 해야 한다. 로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려 하는지, 그 결과 사람들이 브랜드를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는지 알아야 한다. 중요한 건 당신의 브랜딩으로 실제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이해받고 격려받는다고 느끼는 일이다. 당신이 차지하려는 감성의 영역을 제품이 든든히 받쳐주지 못한다면, 브랜드란 그저 누군가가 한 꺼풀 벗겨내는 순간 산산이 흩어지는 허울 좋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 글은 에밀리 헤이워드 의 일부를 발췌 및 정리한 것입니다. 고객이 접하는 모든 단계마다 유용하고, 기억에 남고, 기쁨을 주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에는 머리부터..


    [창업 공부] 9. 에어비엔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2013년까지 에어비앤비는 어마어마한 열혈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에어비앤비가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똑같은 말이 거듭 떠올랐다. 소속감이었다. 직원들이 전 세계에서 500명가량을 직접 인터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에어비앤비가 해결해주는 문제는 콘퍼런스가 열려 샌프란시스코의 호텔이 꽉 차서 저렴한 숙박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여행할 때 관광객이나 이방인 같은 기분을 느끼기 싫다는 심정이다. 이 글은 에밀리 헤이워드 의 일부를 발췌 및 정리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행지를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어 한다. 또 여행하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가치이다. 호스트가 집에 있든..


    [집무실 레터 ⑨] 나만의 러닝 페이스 찾기

    요즘 러닝을 하고 있어요. 상수 나들목에서 마포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을 따라 3킬로미터를 뛰어요. 한두 번 뛰다 보니 벌써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러한 반복에 애써 실망하지 않으려 해요. 솔직히 말해 같은 풍경은 지루해요. 그런데 저는 풍경을 보러 나온 것이 아니라 러닝을 하러 나간 것이거든요. 달릴 때의 숨가쁨과 달리고 난 다음 주어지는 상쾌함과 명료함이 좋아서 말이죠. 보이는 풍경보다는 달리는 몸에 집중할 때 달리는 일이 새롭게 느껴져요. 현재 제 러닝 페이스는 5’50”에요. 초반엔 조금 빠르게 뛰지만 돌아올 무렵에는 체력이 떨어져서 천천히 뛰어서 나온 평균치예요. 체력이 된다면 조금 더 열심히 뛰면 되고, 힘에 부친다면 페이스를 낮춰서 천천히 뛰면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제 나름의 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