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하여 ⏐ 59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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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렇게 사세요'하고 말하는 책들을 읽을 때면 혼란스러워진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데 저자가 제시하는 말들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충돌할 때, 그것도 방대한 논리와 근거로 나를 설득해올 때, 어딘가 잘못된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은 좀처럼 보지 않는다. 애초부터 우리는 다른 삶의 맥락에 놓여있고, 또한 행복에 대한 정의도 다른데 과연 그대의 말이 내게 얼마나 유효할 수 있을까? 인생은 수학이 아니라 문학에 더 가까울 것이라 믿는 나는 행복과 삶에 대한 명쾌한 성공 방정식보다는 황량한 삶의 한복판에서 써내려간 누군가의 진실한 고백 앞에 멈춰서서 더 많이 다짐하고 결심하고 싶어진다. 사실 행복은 내 삶..
[집무실 레터 ⑪] 혼란 속에서 균형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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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집무실 레터
사실 지난번 레터를 쓰고 조금 걱정이 됐어요. ‘정답이란 게 꼭 내 안에 있는 건 아닐 수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기존의 집무실 레터에서는 대부분 내 안의 목소리를 따라서 나만의 정체성을 갖고 루틴을 가지라고 뉘앙스로 말했던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도 ‘정말 내 안에 답이 있을까?’라는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메시지를 공유했던 건 지난날에 제가 겪었던 시간 낭비를 누군가는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었어요. 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분명 유한하고 또 언제 갑자기 없어질지 모르는 너무도 소중한 것이잖아요. 그래서 시간을 가장 현명하게 쓰는 것이 프리랜서나 1인 기업에 꼭 필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가장 많은 ..
[집무실 레터 ⑩]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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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집무실 레터
오늘날 우리가 정말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인 거 같아요. 철학적이기도 한 이 말은 거의 모든 젊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정언처럼 작용하고 있죠.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이 말을 믿으며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정말 우리 안에 답이 있을까요?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무언가를 들을 수 있을까요? 한 때는 모두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절대로 둥근 지구를 생각하지 못했고, 또 그러한 현상을 인식하지도 못했어요. 자기 안에 있는 너무도 확고한 신념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걱정했어요. 바다 멀리 나아가면 어느 순간 바다가 뚝 끊겨서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될 것..
[창업 공부] 10. 브랜딩의 방향성과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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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인사이트
오늘날처럼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도, 지식도, 권력도 많은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진정성 있게 브랜딩을 해야 한다. 로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려 하는지, 그 결과 사람들이 브랜드를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는지 알아야 한다. 중요한 건 당신의 브랜딩으로 실제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이해받고 격려받는다고 느끼는 일이다. 당신이 차지하려는 감성의 영역을 제품이 든든히 받쳐주지 못한다면, 브랜드란 그저 누군가가 한 꺼풀 벗겨내는 순간 산산이 흩어지는 허울 좋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 글은 에밀리 헤이워드 의 일부를 발췌 및 정리한 것입니다. 고객이 접하는 모든 단계마다 유용하고, 기억에 남고, 기쁨을 주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에는 머리부터..
[창업 공부] 9. 에어비엔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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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인사이트
2013년까지 에어비앤비는 어마어마한 열혈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에어비앤비가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똑같은 말이 거듭 떠올랐다. 소속감이었다. 직원들이 전 세계에서 500명가량을 직접 인터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에어비앤비가 해결해주는 문제는 콘퍼런스가 열려 샌프란시스코의 호텔이 꽉 차서 저렴한 숙박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여행할 때 관광객이나 이방인 같은 기분을 느끼기 싫다는 심정이다. 이 글은 에밀리 헤이워드 의 일부를 발췌 및 정리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행지를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어 한다. 또 여행하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가치이다. 호스트가 집에 있든..
[집무실 레터 ⑨] 나만의 러닝 페이스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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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집무실 레터
요즘 러닝을 하고 있어요. 상수 나들목에서 마포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을 따라 3킬로미터를 뛰어요. 한두 번 뛰다 보니 벌써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러한 반복에 애써 실망하지 않으려 해요. 솔직히 말해 같은 풍경은 지루해요. 그런데 저는 풍경을 보러 나온 것이 아니라 러닝을 하러 나간 것이거든요. 달릴 때의 숨가쁨과 달리고 난 다음 주어지는 상쾌함과 명료함이 좋아서 말이죠. 보이는 풍경보다는 달리는 몸에 집중할 때 달리는 일이 새롭게 느껴져요. 현재 제 러닝 페이스는 5’50”에요. 초반엔 조금 빠르게 뛰지만 돌아올 무렵에는 체력이 떨어져서 천천히 뛰어서 나온 평균치예요. 체력이 된다면 조금 더 열심히 뛰면 되고, 힘에 부친다면 페이스를 낮춰서 천천히 뛰면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제 나름의 페이스..
비옥한 마음 ⏐ 58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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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1.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들이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노래, 그렇다고 축 처지지도 않는 노래. 마음을 담아 사랑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 내겐 Hillsong 가 그렇다. 2. 좋은 작품은 언제나 사랑과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말을 얼마나 많이도 되뇌었는가. '사랑. 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꿈. 그럼에도 불구하고..' 3. 얼마전 스스로에게 물은 적이 있다.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정말이지 사랑과 꿈을 가진 (적어도 이를 좇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착각이었다. 아무것도 진실로 사랑하지 않고 있었고, 아무것도 진실로 꿈꾸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등 떠밀려 그냥 그렇다고 말하고 있었다. 4. 지..
초라했던 하루 ⏐ 57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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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오늘의 나는 너무도 초라했다. 프로젝트 팀원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횡설수설하는 했던 이유는 결국 실력과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리더는 아니라고, PM은 아니라고 공표했음에도 결국 내가 하(려)고 하는 행동은 리더이고 PM인 거 같아서 스스로가 참 편안한 선택만을 하려는 거 같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맡아서 하던가, 비키던가. 그러나 무언가를 이끌어본 적도 사실 너무 오래되었고 무엇보다도 현 시점에서는 역량이 부족했다. 그것들을 커버해 줄 겸손함이나 따뜻한 마음씨도 이젠 내게 희미해진 가치들이었다. 그렇다고 비키기에는 그럼 누가 할까?하는 초조함과 회의적인 마음이 있었다. 이끌거면 확실히 이끌어야 한다. 아니라면, 확실히 빠져서 다른 이들에게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