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지 그래 ⏐ 64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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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아버지와 함께한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발리로 넘어왔다. '한국에서 살지 그래.' 지인들은 자꾸만 나보고 한국에 들어와 살라고 말한다. 아마도 우리가 편하게 만날 수 있어서 일까? 아니면, 아직도 내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 '대체 왜 나오고 싶어 했을까?' 그런데 사실, 이건 내가 진짜 궁금한 질문이 아니라 '왜 나가려고 해?'라고 묻는 지인들의 질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그렇게 묻지 않으므로. 그래서 '그냥.'이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상대는 '뭐야'라는 표정을 지을 것이 뻔하므로, 어딘가 납득이 갈만한 합리적인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그리하여 내가 준비한 대답은 '그냥. 나답게 살면서, 일해보려고.'다. 이번에 출국을 하면서 두 권의 책을 가져왔는데 ..
경제적 자유의 진짜 의미 (feat. 하루키) ⏐ 63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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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그럼 대체 그 많은 돈으로는 무얼 하시나요?" "자유. 자유를 사고, 내 시간을 사요. 그게 가장 비싼 거죠. 인세 덕에 돈을 벌 필요는 없게 됐으니 자유를 얻게 됐고, 그래서 글 쓰는 것만 할 수 있게 됐죠. 내겐 자유가 가장 중요해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돈을 많이 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더 많은 돈을 번다. 일본의 작가 하루키 이야기다. 그런데 애초부터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작가가 되면 90% 이상은 춥고 배고프고 가난한 삶을 이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하나의 단어가 되고, 문장으로 연결되어, 결국 좋은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통이나 결핍이 필수적이니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여유로운 상황에서..
[집무실 레터 ⑭] 당신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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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집무실 레터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때가 있죠. 처음에는 그것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음, 그런데요. 가만히 살펴보니 한편으로는 그것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무슨 말인가 싶으신가요? 어떤 일이 정말로 하고 싶다면 그것을 거창하게는 꿈, 소박하게는 목표라고 부를 수 있을 거예요. 대부분 꿈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이유를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에서 찾곤 하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제 생각에는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 같아요. 보다 정확하게는 성공하지 못해서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그 꿈이 영영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는 것이죠. 마음 속에 꿈을 품고 있는 동안에는 적어도..
[집무실 레터 ⑬] 지금부터 기록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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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집무실 레터
안녕하세요. 휘입니다. 오늘은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특별히 프리랜서나 솔로 워커에게는 기록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해요. 왜냐고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다루기 위해서에요. 저는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은 상황이지만, 처음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 길로 들어섰을 때는 정말 불안했던 거 같아요. 그 때 썼던 절망의 기록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렇게 제 감정을 돌아보고 정리하지 않았다면 금세 포기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이기 때문에 쉽게 흔들릴 수 있어요. 무한한 자유는 무한한 불안이 될 수도 있거든요. 혹시 불안하신가요? 불안하다고 적어보세요. 그리고 왜 불안한지에 대해서 한 번 솔직하게 적어보세요. 기록은 불안을 인..
2022 연말 결산 ⏐ 62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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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어느덧 연말이다. 2022년 한 해를 결산해보고자 한다. 올해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부분은 글쓰기와 개발 공부 그리고 투자와 파이프라인 정리였다.블로그 포스팅 340개2022년 한 해 동안 이곳 블로그에 135개의 글을 썼다. 다른 블로그에는 205개의 글을 썼는데 모두 합치면 340개의 글을 썼다. 1일 1포스팅을 계획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거의 하루에 1개의 글을 쓴 셈이다. 하나의 글을 쓰는데는 짧게는 30분에서 2-3시간이 걸리는데, 돌이켜보니 매일 시간을 내서 글을 썼던 거 같다. 340개라니! 이정도면 거의 1일 1포 아닌가! 블로그를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다.타임라인 회고작년 말부터 연초까지 개발 부트캠프에 다녔다. 생각만하던 개발을 제대로 공부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
선택에 대하여 ⏐ 61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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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지난 9월 직장을 그만뒀다. 직장 생활과 프리랜서 생활을 오가던 나는 그렇게 다시 온전한 프리랜서가 됐다. 사실 오래도록 지금의 때를 기다려왔다. 직장인이 아니라 혼자서 나의 일을 하는 솔로 워커가 되기를 마침내 선택하는 순간을. ‘그래서 이제 뭐할거에요?’라는 질문에 ‘계획은 없고요. 일단 놀고 싶습니다.’ 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었던 내게는 이미 몇 가지 계획이 있었고, 그 중 하나는 나의 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꿈에 대해 파고들수록 ‘진짜 나만의 꿈’은 내게서 멀어져가는 느낌이었다. ’진짜‘ ’나만의‘ ’꿈‘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심할수록 현실적인 대답은 요원해졌다. 꿈을 좇으려 할 수록 현실의 나는 자꾸만 삐걱거렸다. 결론적으로 내겐 ’진짜‘ ’나만의‘ ’꿈‘과 같이 평생에 ..
구체적인 일상의 모습들 ⏐ 60 ⏐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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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에세이
어제는 교회에 갔다가 소모임에 출석했다. 처음 만나는 구성원에 집에 초대를 받았고, 그곳에서 진저 브레드 하우스를 만들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임에 조금 힘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어색함도 없잖아 있었고, 영어로 이야기를 했던 터라 몇 시간 지나니 머리가 좀 아팠다. 그럼에도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라이프 셰어링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는 모였었는데, 삶을 나누는 방법은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관념적인 일 뿐만 아니라 함께 같은 공간에 모여 구체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괜시리 생각이 많아졌고, 그대로 집에 들어가려다 근처의 바에 갔다. 이미 몇 번 방문 했던 곳이라 사장님과 안면이 있었고, 위스키를 마시며 이런저런 근황 얘기를..
[집무실 레터 ⑫] 비슷한 결의 커넥션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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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집무실 레터
안녕하세요. 휘입니다. 오늘은 지난 레터에서 말했던 ‘커넥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전에 저는 프리랜서의 고충과 단점이라는 글을 적었던 적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프리랜서의 큰 고충 중 하나는 ‘혼자’라고 적었던 적이 있어요. 이건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프리랜서와 1인 기업의 숙명이기도 한데요.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이 되기로 하는 것은 결국 혼자서 일하기로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처음에는 좋을 수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힘들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이죠. 저도 그랬어요. 코로나 이전부터 재택 근무를 했던 저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거의 원하는 때에 출근하여 거의 원하는 때에 퇴근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러한 생활이 6개월 이상 이어지다보니 문득 시끌벅적한 조직의 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