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이미지와 언어 그리고 통치

    1 이미지란 무엇일까? 존 버거는 이미지를 '재창조되거나 재생산된 시각'이라 정의한다. 이미지는 특정 주체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각이다. 중요한 것은 재창조나 재생산이라는 예술 혹은 답습의 구분이 아니라 그렇게 하여 탄생한 '특정한 시각'이다. 그것은 이미지 속에서, 하나의 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우리는 이미지를 보고 그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등의 반응으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기 보다, 그것이 이미 제시된 시각으로 특정 이미지를 바라보게 하는 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전달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의도되는 것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2 이미지가 글을 만났을 때 이러한 '의도'는 더욱 효과를 얻는다. '바라보기는 글을 통해 특정한 방식으로 인도'된다. 누구나 한번쯤 전시장에서 어떤 의도일까 하며..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것인가

    사진은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아니다. 사진은 일종의 해석이며, 의미부여다. 사진은 사진가와 피사체 간의 상호작용이다. 특별히 캔디드 사진은 사진가의 자세에 많은 부분이 좌우된다 할 수 있다.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것인가? 사진을 찍는다는 건 공간과 시간으로부터 대상을 단절시키는 걸 의미한다. 그러한 권리가 사진가에게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대상을 그것으로부터 어떻게 분리시킬 것인가? 그래서,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사진은 때로 대상의 삶의 윤리와 대상을 둘러싼 이해 관계와 충돌한다. 그것은 글의 윤리와는 또 다른 것이어서, 글에서는 어느 정도 비껴갈 수 있는 충돌이 사진 앞에서는 필연적인 경우도 있다. 단순한 피사체로 치부되기 쉬운 카메라 앞의 대상은 아무렇게나 해석될 수 없는, 시..


    영화 <이창>을 보고서: 시선과 권력에 대한 생각

    히치콕의 영화 의 주인공 제프는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방 안에서 이웃들의 사생활을 훔쳐본다. 맞은 편 건물에는 발레리나, 과부인듯한 중년의 여인, 감성적인 작곡가, 테라스에서 잠을 청하곤 하는 노부부와 아픈 아내와 함께 사는 쏜월드가 있다. 비 오는 어느 날, 제프는 쏜월드의 집에서 살인 현장으로 의심될 만한 장면을 목격한다. 제프는 사진 기자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쌍안경과 카메라까지 동원해 가며 쏜월드를 감시한다. 제프와 그의 애인 리사, 간병인 스텔라까지 가세 해 쏜월드를 훔쳐 보는 동안 쏜월드의 살인 혐의는 점점 짙어져 간다. 제프는 경찰인 친구에게 수사를 의뢰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기야 리사는 쏜월드에 집에 무단 침입을 시도한다. 하지만 리사는 쏜월드에게 발각되고, 쏜월드는..


    포토샵으로 인물 피부 보정하는 5가지 방법

    인물 사진 보정에는 아주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 중에서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인물 사진은 보다 매끄럽고,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선명한 인상을 추구하곤 한다. 소위 말해 디테일을 살리면서도 매끄러운 피부 만드는 법으로 귀결되곤 하는데, 여러 영상 중에 그나마 잘 설명된 것들을 모아봤다. 1. 가우시안 블러와 하이패스를 이용한 보정 2. 좀 더 세심한 보정(일명 조각 버전) 3. 주파수 보정(혹은 좀 더 나은 도구를 활용하는 조각) 4. 피부색 및 톤 보정 5. 전체 색감 및 분위기 보정


    마틴 파 ∙ 일상의 아이러니를 흥미롭게 담아낸 사진가∙ 매그넘 포토그래퍼

    마틴 파(Martin Parr)의 사진을 볼 때면 강렬한 색채와 일상(의 아이러니)라는 두 키워드가 떠오르곤 한다. 그는 주로 일상 속의 현지인들을 흥미롭게 촬영했다. 물론, 유명해진 사진가가 그렇듯 또 다른 유명한 이들도 사진에 담았다. 그러나 그들의 아주 일상적인 모습, 혹은 조금 다른 모습들을 담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뒷모습이라던지, 축구 선수 펠레가 공을 잡고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은 그런 그만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그는 여러 장소 중에서도 해변에서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는데, 그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이기 때문이라 한다. 사진가 Tony Ray-Jones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 또한 해변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조금 찾아보니 장소성 때문인..


    내가 구독 중인 사진 유튜브 추천 채널 5개

    1. Sean Tucker: 몇 주 전부터 구독하게 된 유튜버다. 사진 촬영 방법과 사진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생각들이 올라온다. 대부분의 카메라 유튜버가 장비 리뷰, 사진 잘 찍는 법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그는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가?'하는 보다 본질적인 이야기들을 자주 다룬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_43mQmHwHPTBBqImFrWU3Q Sean Tucker I’m more interested in the ‘why’ of photography than in the ‘how’. There are loads of channels out there enthusiastically giving you gear reviews and..


    사진과 윤리에 대한 생각: 야생 사진가에 관한 두 편의 재밌는 애니메이션

    유튜브에서 재밌는 영상을 발견했다. 야생 사진가에 관한 애니메이션인데, 영상을 보고 나니 '무엇을 왜 찍는가' 하는 사진의 본질적인 물음과 윤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포토 헌팅이라는 표현이 있듯 동의받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을 찍는 일은 본질적으로 공격에 가깝다. 사진은 카메라를 대상에게 겨누며, 맥락을 제거하고, 대상의 순간을 임의로 잘라내 박제시키기 때문이다. 사진이란 현실적 맥락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 일에 더 가깝다. 문제는 맥락 자체이기도 하지만, 맥락을 창조하는 과정에도 있다. 사진가는 생각보다 상황에 깊숙히 관여하며, 책임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피사체를 향해 카메라를 드는 공격과 조준이 명분을 갖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담긴 사진가만의 대답이 필요하..


    비비안 마이어: 몇 가지 추측과 사진에 대한 생각들

    무언가를 표현함으로써, 존재는 살아있음을 증거한다. 를 봤다. 다큐멘터리는 인터뷰와 유품을 통해 마이어의 생애를 추적한다. 영상을 보며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었던 그녀의 삶은 외롭고 가난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계속해서 그것도 아주 많이 찍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이들 중 일부는 비비안이 저지른 폭력과 히스테리를 폭로하고, 또 대다수가 광적인 수집증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가족도 친구도 없이 홀로 살아가던 그녀의 현실적 상황과 더불어, 아마도 어렸을 때 경험했던 폭력과 상처가 가득한 그녀에게, 사진이란 자신의 살아있음을 증거하는 도구이자 표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작품을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비비안 마이어는 여자였고, 또 보모였다.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