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바다와 나 ⏐ 일상 에세이 ⏐ 33
·
기록/일상 에세이
그 때, 나는 바닷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집에 살고 있었다. 창문을 열면 바로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은 아니었지만, 집을 나서서 골목길에 접어들면 하늘의 색에 따라 때로는 푸르게, 때로는 잿빛으로 물드는 바다가 조금씩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그곳의 바다는 인기많은 해수욕장도, 그렇다고 경치가 좋은 바다는 아니었다. 다만, 동네의 어선들이 드나드는 작고 쓸쓸한 항구가 맞닿아 있는 곳이었다. 부둣가를 따라 등대 끝까지 걸어가면 테트라포드가 겹겹이 쌓인 길의 끝에 서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나도, 길도, 바다도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곳에 가만히 앉아 노트와 펜, 카메라를 꺼내들곤 했다. 그렇게 바다 사진을 찍고, 떠오르는 질문에 다르게 답해보려 애쓰며, '바다'와 바다의, '나'와 나의 좁혀질 수 없는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