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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라는 공간 ⏐ 일상 에세이 ⏐ 8

    크리스마스에 맞춰 짐을 부치고 집에 내려왔다. 2년이 넘는 길고도 짧았던 서울 살이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집은 포근하고 아늑하기 그지없었다. 대학생이 되며 기숙사에 들어간 나는 20대가 되면서 집을 떠나왔고, 그때부터 내게 집은 든든한 밥을 먹고 애정을 누리는, 그렇게 지쳤을 때 쉼을 얻고, 다음을 위한 힘을 재충전하는 곳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집에는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 가는 부모님이 줄곧 계셨다. 하우스(house)와 홈(home)이라는 영어 단어를 한국말로 번역하면 모두 집이지만, 그 둘의 뜻은 조금 다르다. 하우스가 건물로써 집을 의미한다면, 홈은 보다 아늑한 집 안의 공간, 가정을 일컫는다. 서울의 자취방이 그저 하우스에 불과했다면, 부모님과 함께 있는 이곳은 따뜻한 홈이다. 서울의 자취방..


    사진 잘 찍는 방법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 사진을 많이 찍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

    사진 잘 찍는 방법이 있을까? 최적의 노출, 조리개, 셔터 스피드, ISO, 구도, 구성, 빛, 질감, 형태 등을 잘 포착해내는 기술적 이론들을 마스터 하면 될까? 사진을 정말로 잘 찍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기술적&이론적 지식들은 그래도 초보자 이상으로 알고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를 실제 상황에서 계속 테스트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영화 사진을 가르치는 제리 율스만은 개강 첫날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쪽은 '양적 집단'이라 하여, 과제 100장을 제출하면 A, 90장을 제출하면 B, 80장을 제출하면 C를 주겠다고 했다. 반면 다른 집단은 '질적 집단'이라 하여 단 장의 사진의 '질'에 따라 점수를 주기로 했다. 사진 결과..


    다짐이 무의미한 이유 ⏐ 일상 에세이 ⏐ 7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 오마에 겐이치 중" 다짐은 보통 무의미하다. 다짐은 그 자체로 만족을 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놓고 보면 다짐이라는 건 사실 '행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상상적 만족'을 위한 것이라 보는 편이 더 타당해 보인다. 실제로 다짐만으로는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가 없으며, 변화를 위해서는 다짐이 아닌 계획이 필요하고, 계획의 실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짐에는 타인과의 약속과는 다르게 구속력이나 책임감도 존재하지 않기 마련이다. 앞에서 언급한 오마에 겐이치의 말은 다짐의 무의미함..


    애드센스와 블로그 운영, 글쓰기에 대한 고민 ⏐ 일상 에세이 ⏐ 6

    얼마 전 구글 애드센스로부터 메일을 하나 받았다. 지난 한 달간 광고 노출이 48%가 늘었고, 수익이 42%나 증가했다는 축하 메일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번 돈이 11.7달러, 1만 3천원 정도 되는 돈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블로그에 글을 써서 그 정도 돈이라도 버는 게 어디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쓰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정말이지 눈물나는 금액이다. 물론 구글에게 고료를 기대하는 건 전혀 아니다. 어쩌면 단돈 만 원이라도 주는 것이 고마워 해야 하는 게 오늘날 블로거들의 입장이다. 다만,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앞으로의 글쓰기 방향을 정리해 보기 위해서다. 현재 제 블로그 트래픽의 대부분이 여행 관련 정보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보성 글이지만 그런 정리 글을 쓰는 걸 좋아..


    서른, 초조해 하지 말고 다음 물결을 기다리면 된다 ⏐ 일상 에세이 ⏐ 5

    꽤나 울적하고 무기력했던 이십 대 시절이 있었다. 우울과 좌절 속에서 검은 밤 하늘 같은 표정 없는 얼굴을 하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몸과 마음 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채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감당해 내지 못한 채 말이다. 그렇게 나는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보고, 사색을 하며, 글을 쓰며 보냈다. 한 때는 그렇게 지나간 이십대의 시간과 순간의 조각들이 파편처럼 흩어져 버린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것들을 하나의 점으로, 하나의 선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른이 된 나는, 그렇게 서른 하나가 되어 가는 시점의 나는 더는 초조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들이 조각 나 버린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조각으로 고스란히 내게 남아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


    <존재와 시간> ⏐ 하이데거(이기상 역) ⏐ 밑줄 긋기

    * 이 책은 하이데거 이 아닌 이를 풀어쓴 일종의 입문서입니다. 1 현상이란 누구에게 어떤 것이 주어져 그에게 의식되는 것을 말한다. 2 가장 확실한 것은 나는 죽는다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보편화시켜 인간은 죽는다로 만들고, 그 보편적인 죽음 너머에서 철학함의 주제를 긁어모으느라 노력한 것은 결국 가장 자명한 진리인 나의 죽음 앞에서의 도피이며, 나의 신체를 외면한 결과일 뿐이다. 나는 육체에서 해방된 사유로서의 주체도 아니고 순수의식으로서의 초월론적(선험적) 자아도 아닌, 육체를 가진 존재로서 지금 여기 살고 있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바로 나인 것이다. 나는 바로 나의 육체이다. 3 인간은 세계 속의 존재이며, 그가 관여해 본 적이 없는 그 세계로 선택의 여지없이 내던져져 그곳에서 통용되는 삶의 논리와 ..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고프로8 아마존 직구 후기: 쇼티, 체스트 마운트 할인 받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고프로8 아마존 직구 후기와 함께 쇼티, 체스트 마운트 등의 액세서리 할인 받는 방법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때는 2019년 사이버먼데이였습니다. 사이버먼데이는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판이라 할 수 있는 날이죠. 한국 대리점에서 구매하면 고프로8만 해서 57만원인데, 아마존에서 구매하려니 고프로 8+정품 충전기+정품 배터리까지 해서 가격이 겨우 380달러 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부가세 10%와 해외 배송료를 내야 했는데요. 그렇게 해도 380달러(45만원)+4.6만원+4만원으로 약 53만 원. 여전히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10만 원가량 저렴한 상황이었습니다! 해외 직구 경험 없는 나, 괜찮을까? 하지만 문제는 제가 해외 직구를 해 본 적이 없었다는..


    해외 여행과 전자기기, 그리고 여행 ⏐ 여행 에세이 ⏐ D-31

    해외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전자기기다. 길을 찾고, 맛집을 검색하고, 각종 티켓을 저장하고, 항공과 숙박 체크인까지 모두 감당하는 스마트폰은 당연 필수품이며, 사진이나 영상 작업을 하려면 카메라와 노트북이 있어야 한다. 그뿐일까. 여행지에서도 전자기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려면 저마다 다른 충전기, 배터리, 메모리 카드, 케이스 등 보조 기기들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이번 여행에 내가 가져가는 전자기기들은 후지 X100F카메라, 고프로, 맥북, 페이퍼프로, 스마트폰이다. 여기에 카메라용 SD 카드, 여분 배터리, 충전기, 고프로 용 SD 카드, 여분 배터리, 충전기, 삼각대, 맥북용 충전기, 페이퍼프로 용 충전기, 스마트폰 충전기 및 각종 충전기를 한 데 모아 줄 멀티 어댑터들을 함께 가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