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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 68 | 일상 에세이
마음에도 부채라는 것이 있어서 정리하지 않으면 켜켜이 먼지가 쌓이기 마련이다. 글을 써야하는 데 쓰지 않는다면, 부채가 쌓이고 쌓이다 결국 마음이 곪고만다. 그러나 마음이 어떻든 간에 이제는 더는 감정에 골몰하지 않으며 있을 수 있게 된 서른 셋에 나는 곰곰이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생각해본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지만 그래도 내 인생을 힌 번 조망해 보곤 하는 게 내 성격이다. 방콕에서 지내고 있다. 만원하는 호스텔에서 며칠 지내다가 이제는 호스텔에서 지내기 힘든 나이겠구나 싶어 1박 5만원 정도 하는 콘도로 옮겼다. 다행히도 이제는 첫 방콕에 왔던 때와는 다르게 경제적 여유가 충분히 생겼다. 감사한 일이다. 코워킹 스페이스에도 등록해서 꾸준히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냥 잘 지내고..
위화가 말하는 작가의 역할 | 67 | 일상 에세이
“나는 현실과 긴장 관계에 있다. 좀더 심각하게 말하자면, 나는 줄곧 현실을 적대적인 태도로 대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속의 분노가 점차 사그라지자, 나는 진정한 작가가 찾으려는 것은 진리, 즉 도덕적인 판단을 배격하는 진리라는 걸 깨달았다. 작가의 사명은 발설이나 고발 혹은 폭로가 아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고상함을 보여 줘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상함이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체의 사물을 이해한 뒤에 오는 초연함, 선과 악을 차별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동정의 눈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다.” ㅡ 위화 서문에서 발췌
행복한 인생 | 66 | 일상 에세이
인간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과연 현명했는가? 하고 시간이 흐른 후에야 지난 선택들을 반추해볼 수 있을 뿐. 그렇게 삶의 지혜를 체득했을 무렵, 아- 소중한 인생이 여기까지 흘러와 버렸구나. 지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버렸구나. 하는 것이지. 그게 바로 삶이지. 삶을 처음부터 다시 살 수 있는, 그러니까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다르게 살까. 글쎄. 모든 것은 결국 최선이 아니었던가. 어느 정도의 만족감과 어느 정도의 후회. 그것들이 교차하는 덫 없는 무엇이 인생의 정체가 아니던가. 그대에게 고통이 없다면 행복한 것이리라. 그러니 이제 행복한 인생을 위해 자족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 지금 주어진 상황과 현실에서 유유자적하는 법을 배운다면야. 현실에 온전히 안주하여 불안하지 않은 자, 그리하..
[온더 로드 ⑫] 발리에서 한 달 살기 집 구하기 (숙소 11곳 가격 비교)
한 달 살기 집을 구하게 된 계기 이번이 세 번째 발리 입국이었다. 처음 발리에 왔을 때는 그저 너무 좋아서 풀빌라도 살아 보고, 에어비엔비에서 무작정 한 달 예약을 진행해서 지내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여행 경비를 정산해 보니 숙박비로 2~300만 원 이상이 지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가 그래던가. 어느 유튜버였는가. 어느 블로거였던가. 발리에서 서울 월세 수준이면 풀빌라를 구할 수 있다고 했던 자가. 전혀 그렇지 않다. 적어도 두 배 아니 세배 이상의 금액이 있어야 발리에서 풀빌라를 구할 수 있고, 일반적인 발리의 한 달 숙소 가격도 원화 기준 70만 원에서 100만 원가량이 넘어간다. 다음은 11곳의 발리 숙소를 직접 돌아보고 가격 및 컨디션을 비교해 본 내용이다. 발리에서 집 구하기까지의 우..
[온더 로드 ⑪] 발리 우붓의 바뉴말라 폭포
발리 북부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발리에도 이런 길이 있나 싶은 신작로를 타고 산 하나를 넘었다. 운전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이번에 빌렸던 차가 공교롭게도 지난번 낀따마니 여행 때 빌렸던 차와 동일한 것이었다. 그때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났는데 당시에는 새차였던 혼다 브리오가 여기저기에서 많은 고생을 했지 싶었다. 산 중턱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바뉴말라 폭포에 갔다. 몸을 담그기에는 꽤나 물이 차가웠지만 이러한 경관 앞에서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웃옷을 벗어 던지고 폭포에 뛰어 들었다. Bali. 2023. Banyumala Waterfall 바뉴말라에 오시는 분들은 위한 소소한 정보. 바뉴말라 폭포에는 입장료가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10만 루피아 내외였다. 폭포로 내려가는 길..
[온더 로드 ⑩] 발리 로비나 돌고래 투어
멘장안 다음 목적지는 로비나였다. 로비나에서는 대부분 돌고래 투어를 한다고 했다. 사실 동물을 대상으로 투어를 한다는 어감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살면서 한 번쯤 돌고래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고, 그래도 그들 생태계에 이러한 투어가 큰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체크아웃을 하며 나오는데 리셉션 직원분이 로비나로 가기 전 몇 가지 둘러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 들렀다 가기로 했다. 첫 번째 포인트는 Banjar Hotspring이라는 온천이었다.반자르 핫스프링에 들르다Banjar Hotspring으로 향하며 사실 이곳에서 몸을 담글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당연히 온천이니까 들어갈 수 있는 것이었겠지만, 당시에는 잠깐만 들렀다 갈 생각이었다. 해지기 전에 로비나로 ..
[온더 로드 ⑨] 발리 멘장안 여행기 (3) 스노클링 후기
멘장안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멘장안에 온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스노클링 때문이었다. 발리 3대 스노클링 포인트(누사 렘봉안, 길리, 멘장안)라는 말을 확인해보고 싶었다.멘장안 스노클링 투어는 호텔에서 바로 가는 것이 있었고 또는 항구에서 직접 현지 업체와 진행할 수도 있었다. 온라인에서 예약할 수 있는 멘장안 클룩 스노클링 투어도 있었다. 나는 근처도 둘러볼 겸 멘장안으로 넘어가는 배들이 모여 있는 Labuan Lalang 항구로 차를 직접 몰았다. 현지에서 문의하니 가격은 2인 기준 130만 루피아가 조금 넘었다. 여기에는 멘장안 국립 공원 입장료 20만 루피아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입장료는 호텔에서도 내야 했고, 여기서도 내야하는 다소 불합리한 일일 갱신형(?)이었다. 물론, 관광..
[온더 로드 ⑧] 발리 멘장안 여행기 (2) 더 멘장안 리조트
이번 멘장안 여행은 더 멘장안 리조트에서 묵었다. 웨스트 발리 국립공원 내에 있는 더 멘장안은 투숙객 전용 비치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조용하고 한적한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다만, 진입로가 비포장도로여서 직접 차를 갖고 들어가기는 쉽지가 않았다. 리셉션과 호텔, 레스토랑 간의 거리가 꽤 되어 차량으로 이동했었는데 밤에는 가로등이 없어 한참을 헤매기도 했다. 호텔 내에서 언제든 호출하여 무료로 제공되는 셔틀을 이용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호텔 내 조식은 만족스러웠고 전용 해변 앞에있는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도 무척 맛있었다. 액티비티로는 스노클링, 카약 그리고 마사지 등이 있었다. 저녁으로 먹었던 해산물 모듬과 인도식 커리, 폭립. 아침. 정갈하고 이쁘다. 맛도 삼삼하..